제네럴 모터스와 캐딜락의 F1 진출이 급 가능해진 이유
2026년, 제네럴 모터스(General Motors)의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Cadillac)이 미국 모터스포츠 팀인 안드레티(Andretti)와 손잡고 포뮬러원에 정식으로 진출합니다.
F1 측은 26일(월) GM이 11번째 팀으로서 F1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했다고 성명서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GM이 2026 시즌부터 '캐딜락'이라는 이름으로 그랑프리에 참가할 것임을 의미한 것입니다.
GM/캐딜락 팀의 참여는 모터스포츠 발전에 중요하고 긍정적이라는 F1의 대표 스테파노 도메니칼리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 팀이 아주 자연스럽게 '왕좌의 게임'에 입성한듯 싶지만, GM/캐딜락의 합류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GM의 F1 진입은 Andretti Autosport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마이클 안드레티가 CEO로 있는 ‘안드레티‘팀은 이미 2022년에 FIA에 서류를 제출해 2024년부터 F1에 참가하려했습니다. 하지만 F1에 실세로 꼽히는 리버티 미디어(Liberty Media)는 "스포츠적인 가치보다는 상업적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이유로 안드레티의 합류를 거절해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재 10개 팀으로 운영중인 F1 팀들이 사실상 기존 상금 풀을 나눠 가지게 될 것을 우려해 반대했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마이클 안드레티
포뮬러원에서는 상금은 차량 개발에 재투자 하는 일종의 R&D 수단이기에 단순한 ‘격려상’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기존 팀들은 장기적으로 재정적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문제 삼았습니다. 리버티 미디어의 그렉 마페이 회장과 마이클 안드레티의 사이가 안좋아서 합류가 어렵다는 것도 공공연히 알려진 얘기였습니다.
이에 안드레티는 미국 의회에 이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F1이 사실상 폐쇄적인 카르텔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F1에 거액의 벌금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리버티 미디어와 F1의 태도가 변한 것도 이 때부터였습니다.
GM의 이사회도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마이클 안드레티의 적극적인 태도는 F1 입성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캐딜락(Cadillac)'의 고급 브랜드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재구성한 것이죠. 팀 이름도 안드레티에서 캐딜락으로 바꾸자고 했습니다. GM이 기존 인프라와 경영 역량을 활용해 팀운영에 더 개입한다 했고, 마이클 안드레티는 운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대신 마이클의 아버지이자 1978년 F1 월드챔피언인 마리오 안드레티만이 자문 역할을 맡는 것으로 팀과 공식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리버티 미디어 그렉 마페이 회장이 연말에 퇴임을 발표하며 갑자기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여집니다.
GM/캐딜락의 F1 진출은 거액의 비용을 수반합니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신생팀은 F1 진입시 일종의 가입비로 기존 10개 팀에 총 2억 달러(팀당 2천만 달러)를 지급해야 하는데, 기존 팀들은 이에 반발하며 총액 6억 달러(약 8,400억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상금 풀재분배에 대한 손실을 보상하라는 것이죠. 따라서 이 입장차이에 대한 간극을 좁히는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한데 기존 팀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거라 협상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결국 GM이라는 브랜드 효과로 F1 글로벌 확장에 대한 기여도를 기반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겠지만, F1의 텃세 수준으로 봤을때 결국 상당한 액수가 책정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GM/캐딜락 조합이 처음부터 경쟁력을 가지기는 어렵지만 현재 안드레티가 구성한 체계는 나름 희망적입니다. 안드레티는 실버스톤에 본부를 두고 이미 운영중이며 쾰른에 있는 도요타 윈드터널(풍동 장치)을 임차 사용해 차량 개발을 가속화 한다고 했습니다. 2026년 본격적인 데뷔까지 예산과 에어로다이나믹테스트 제한이 없는 것도 긍정적 요소입니다.
다만 GM/캐딜락 프로젝트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엔진 공급사 선정입니다. GM은 2028년부터 자체적인 파워유닛 공급을 목표하고있어 26년과 27년도 시즌에 타사 엔진과의 계약은 불가피합니다. 현재 르노는 2025년 이후 F1에서 완전 철수할 예정입니다. 메르세데스는 26년부터 알핀을 지원하기로했고, 맥라렌과 윌리엄스와도 계약되어있습니다. 아우디와 레드불의 검증되지 않은 26년 신규 파워유닛을 계약하기에는 부담이 있어 남은 종착지는 페라리와 혼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각 자우버와 레드불이라는 고객을 잃게되는 상황이라 캐딜락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2026년도 팀별 공급 엔진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