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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심판 등장한다. (feat. F1 트랙리미트)

포뮬러원 인공지능 활용하여 트랙리미트 여부 실시간 확인

by 스필노트spilot Mar 27. 2025

그랑프리 망치는 '트랙리미트'를 아시나요?

'트랙리미트(Track Limits)'는 레이싱에서 드라이버가 지켜야 하는 트랙 경계선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F1을 포함한 모터스포츠에서 차량이 주어진 트랙 내에서 달려야 한다는 규칙입니다. 의도는 참 정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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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리미트의 규정

FIA(국제자동차연맹)에서는 트랙리미트를 흰색 선(White Line)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차량의 네 바퀴가 모두 트랙 바깥의 흰색 선을 넘으면 트랙리미트를 벗어난 것으로 간주되고 경고 또는 페널티를 받는데 이는 아래에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최근 몇 년간 '트랙리미트'는 FIA에게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되어왔습니다. 레이스의 공정성과 일관성을 해치지 않기 위한 많은 노력과 보완책이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레이스에서 '트랙리미트'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논란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FIA와 스튜어드는 트랙리미트 모니터링을 통해 중계카메라, 감시카메라, GPS 그리고 마샬들을 트랙에 배치하고 있지만 이슈는 항상 있어왔죠.


트랙리미트가 이토록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드라이버가 시간적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 코너에서 트랙 흰색 선 밖으로 나가더라도 속도를 붙여 나갔다 트랙으로 복귀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각 팀에서는 레이스 전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트랙에 진입하기 때문에, 악용하는 사례가 간혹 있어왔습니다.

F1의 레이스 디렉터는 차량이 트랙 경계를 넘어갔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합니다. 하지만 레이스 디렉터의 주관에 따라 모니터링의 결과도 달라졌는데, 이 때문에 판정의 일관성을 위해 FIA는 몇년 전 제로 톨러런스 정책(zero tolerance policy)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트랙리미트가 강조되는 이유는 특히 공정성 유지에 있습니다. 이는 모든 드라이버가 같은 조건에서 레이싱하도록 하기 위함일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성'과 '퍼포먼스' 그 애매모호한 경계 속에서 팬들만 피해자라는 평이 있습니다.

안전 문제 역시 강조됩니다. 트랙 바깥은 일반적으로 포장 아스팔트를 벗어나는 구간이기 때문에 접지력이 낮고 방호벽이 있어서 트랙을 벗어날 시 자칫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모두의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트랙리미트가 강조되기도 합니다.


이런 매의 눈을 가지고 있는 트랙 마샬들에게도 한계점이 있답니다.

트랙에는 레이스를 도와주는 많은 마샬(Marshal) 들이 존재합니다. 가끔 레이스를 보면 사고 이 후 트랙의 잔재들을 치워주는 분들이 우리가 알고있는 대표적인 마샬의 존재일 텐데요. 그 외에도 플레그 마샬, 피트 마샬, 소방 마샬, 기술 마샬들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트랙리미트를 관찰하는 일명 '트랙사이드 마샬'(Track side Marshals)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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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사이드 마샬들은 레이스 특정 코너에  배치돼 각 머신들의 타이어가 트랙 경계를 넘어가는지 감시하게 됩니다. 육안으로 직접 관찰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카메라 피드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FIA는 최소 두 명의 마샬을 트랙사이드에 배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한명은 트랙 상황을 관찰하고 다른 한 명은 이를 메모해 레이스 컨트롤에 정보를 전달합니다.


문제는 모니터링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레이스 당일 트랙의 컨디션과 날씨, 해당 GP에 배정된 타이어의 조합 등으로 인해 수많은 트랙리미트 위반 사례가 동시다발적으로 발행하면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곤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스트리아 GP 레이스. 10번 코너에서 9번 코너를 관찰하는 마샬오스트리아 GP 레이스. 10번 코너에서 9번 코너를 관찰하는 마샬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23년 오스트리아 그랑프리일 텐데요. 이 날은 트랙리미트의 잠재적 위반 사례가 총 1,200건 이상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수 많은 위반 사례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는 당시의 시스템에서 불가능 했습니다.


결국 이 1,200건의 검토가 레이스가 끝나고도 저녁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결국 레이스가 끝난 한참 뒤에야 최종 순위가 확정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F1 팬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은 당연했죠. 2023 오스트리아 GP는 그렇게 총 8명의 드라이버들이 5초에서 30초까지의 페널티를 받으며 대 혼란은 막을 내렸습니다. 

2023 오스트리아 그랑프리 레이스 디렉터 리포트2023 오스트리아 그랑프리 레이스 디렉터 리포트

가장 크게 비판을 받았던 부분은 10번 커브 바깥쪽에 배치된 마샬이 9번 커브의 트랙리미트를 모니터링해야 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입니다. FIA는 9번에서 바라보는 10번 커브가 더 나은 시야를 확보한다 했지만 트랙과의 거리가 꽤 멀었습니다. 마샬들은 여기에 흰색선이 끝나는 지점과 흰색 연석(자갈)이 시작하는 라인을 원거리에서 구분하기 어려웠다 해명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슈필베르크에 위치한 레드불링오스트리아 슈필베르크에 위치한 레드불링


문제 개선

결국 FIA는 2024년 오스트리아 그랑프리에서 트랙리미트 체크 큐정을 개선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흰색 선 옆에 하늘색 선을 추가한 것입니다. 이 하늘색 선은 특별히 흰색-적색 위주로 되어있는 트랙리미트의 색상 대비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덕분에 마샬들과 컴퓨터 시스템 모두 트랙 경계를 훨씬 더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죠.

또한 2024년에는 트랙 경계 바깥쪽에 자갈밭을 추가하여 시각적 참조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트랙을 벗어날 경우 자연스러운 그립 손실에 부담을 주어 고의적인 범실(?)을 방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오스트리아 그랑프리의 트랙리미트 위반 사례는 2023년 1,200건에서 2024년 약 70건으로 크게 감소하게 되었죠.

얇은 하늘색 선이 추가된 트랙 경계선얇은 하늘색 선이 추가된 트랙 경계선


AI 심판 등장한다. (feat. F1 트랙리미트) 

과거 오스트리아 GP의 예시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없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트랙리미트 논쟁은 24년에도 계속 이어져왔는데요. 가장 최근이었던 2024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퀄리파잉에서도 샤를 르클레르는 트랙리미트 위반으로 랩타임이 삭제되어 Q2에서 탈락했지만, 세르히오 페레스의 랩은 초반 애매한 트랙리미트 위반에도 불구하고 통과됐습니다. 육안으로 보면 알 수가 없을 정도 였거든요.


결국 FIA는 작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컴퓨터 비전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트랙의 특정 지점을 인식하도록 개발된 소프트웨어로 설치된 카메라가 이미지를 촬영하면 AI가 분석하여 결과를 전달합니다. 마샬들은 애매한 상황들을 훨씬 더 쉽게 식별할 수 있게된 것입니다. 이미지에서 차지하는 픽셀 수를 인식하여 차량이 제한선을 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라고 하네요.


F1은 과거부터 모터스포츠 기술력의 총 집합체였습니다. 수많은 센서와 데이터 분석을 위한 컴퓨터 활용은 끊임없이 발전해왔던 만큼 FIA도 기술에 더 많은 공간을 할당하고 이를 트랙리미트를 비롯한 많은 분야를 모니터링 하는데 활용할 계획입니다. 그 간 멋진 랩을 보고도 김 빠지는 경우가 다소 있었는데 올 해 얼마나 다른 판정이 나올지 미리 알아 두는 것도 시즌 전 F1을 즐기기 위한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5.02.28일 발행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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