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옵니다.

by 단기소년원송치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나 됐을까? 2주보다는 더 됐고 한 달보다는 덜 된 것 같은데, 처음에는 늘 자던 침대에서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더니 2시간 이내로는 잠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거실의 소파로 나가면 10분 내로 잠드는 것이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있다가 20~30분 지나도 잠이 들지 않으면 소파로 나가 잠을 잤다. 침대에는 누워있을수록 정신이 또렷해졌는데, 소파로 옮기기만 하면 신기하게도 금세 잠이 들었다. 아내는 소파에 꿀을 발라놓았냐며 신기하게 여겼고 본인인 나 또한 도대체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어쨌든 다음날 출근하려면 잠을 자야 하니까 소파를 애용했는데, 소파는 누가 뭐래도 소파인 것인지 - 아침까지 쭉 자지는 못했고 새벽 4~5시쯤 소파에서 깨서 침대로 들어가 잤다. 다행히도 침대로 다시 이동하고 나서 잠은 잘 드는 편이었지만 그 이후로 기상 시간까지 최소 1번 이상 더 깨는 등 수면의 질은 지극히 낮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소파에서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처음에는 5분 만에 잠들더니 10분, 20분.... 어제는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아 침대로 갔다가 역시나 잠들지 못하고 다시 소파로 나와 수십 여분을 뒤척이다 간신히 잠들었다.


하루 6시간 미만의 수면, 그것도 중간에 2회 이상 깨는 질 낮은 잠을 매일 자다 보니 하루이틀은 괜찮았지만 피로가 누적되어 근무 중에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아, 정말이지 사람은 먹는 거나 자는 거에 문제가 생기면 맛탱이 안 갈 수가 없다. 오늘은 어느 정도였냐면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맞는 사람들이 이해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터넷에서 불면증에 대해 뒤져보니 잠이 안 오는데 자보려고 억지로 누워있는 것은 침대 위에서 각성상태가 유지되어 뇌가 침대는 깨어있는 공간이라고 인식하게 되어 더욱 나빠진다고 한다. 오늘부터는 잠이 안 오면 그냥 박차고 일어나서 책을 읽든 글을 쓰든 해야겠다. 핸드폰 하는 건 더 각성상태가 될 수 있다고 하네... 핸드폰이 제일 재밌는데 말이지.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 그런가 평생 숙면이란 걸 해본 게 며칠 되지 않는다. 일 년에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는 날은 5일 정도 되는데 나는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줄 알았다. 언젠가 회사 동료에게 이런 이야길 했더니 자기는 일 년에 꿈을 꾸는 날이 5일쯤 된다며 오히려 나를 신기하게 보더라. 아침에 눈을 뜰 때 개운하다고 느낀 적도 거의 없다. 머리 대면 잠드는 사람들은 사는데 걱정이 없는 걸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너무 부럽다.


난 도대체 뭐가 걱정일까. 다가오는 인사이동인가 다가오는 육아인가 아직 걸리지 않은 질병인가.

뭐가 됐든 불면증은 너무 괴롭다. 3년 전 우울, 강박, 불면으로 정신과 약을 먹었었는데 또 약을 먹게 되지는 않기를.


당신의 밤은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