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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미술의 경계를 흐리는 호르헤 파르도

by 와이아트



‘디자인’은 미술에 포함될 수 있을까, 아니면 순수미술은 고유한 영역으로 남겨야 할까?


어느 쪽도 나름의 논리가 존재하지만, 요즘은 고유의 영역을 고수하기보다는 각 장르를 넘나드는 융합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공예’나 ‘디자인’과 같은 분야는 미술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에도 그동안 배제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1.jpeg 전시 전경 (출처: PKM 갤러리)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호르헤 파르도(Jorge Pardo, 1963-)는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시각언어를 제시하고 있는 작가이다. 올해 초 PKM 갤러리에서 개인전이 개최되어 한국에도 소개될 수 있었다. 오늘은 그의 예술세계 전반을 살펴보면서 대표 작품들을 꼽아보려 한다.




호르헤 파르도의 작품 배경


파르도는 1963년 쿠바의 하바나에서 태어난 뒤 6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정착했다. 캘리포니아 아트센터에서 미술을 전공했는데, 그 전에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파르도는 쿠바 출신이라는 점과 생물학을 전공한 이력에 대해 잘 언급하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와 연관시켜 해석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현란한 장식성을 특징으로 하기에 비평가들은 이러한 특질을 남미의 문화와 연결짓곤 한다. 하지만 자신은 그저 ‘미국 작가’일 뿐이며 자신의 작품을 틀에 가두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스크린샷 2025-01-02 오후 8.35.39.png 호르헤 파르도


작가의 바람대로, 그의 작업은 기존의 체제가 분류해왔던 모든 영역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나타난다. 조각, 설치, 건축, 가구, 조명 등이 중첩돼 있고, 실용적인 물건이면서 예술 작품이기도 하다. 조각, 디자인, 가구 등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디자인 아트’라는 또 다른 장르로 불리기도 하지만, ‘디자인 아트’에 속하는 다른 작가들의 작업과 비교해 보면 파르도의 작업은 상업적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


파르도의 작품은 한 마디로 경계를 흐리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파악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은 ‘기능’과 ‘실용성’을 중요시하고, 순수미술은 ‘미적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데, 파르도는 디자인과 순수미술 사이의 경계를 흐리면서 미와 기능의 문제에 관해 질문하는 예술가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e105bcc3592f34cd47c51a38deb00024.jpeg Jorge Pardo. (출처: Petzel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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