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봄, 미소가 지어지는 단어
나는 요즘 책을 읽거나 칼럼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단어 하나씩 모으고 있다. 최근 들어 외래어 사용을 줄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가능하면 순우리말을 사용하려 애쓰는 중이다. 그래서 유난히 좋아하게 된 단어가 있다. 바로 '해봄'이다. 해봄이라는 단어가 주는 봄 햇살과 같은 어감이 좋고, 무엇이든지 해보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해서 더 좋다. 이 단어가 너무 좋아서 딸이 낳고 싶어졌다.
가을은 나에게 집중하기 좋은 계절이다. 푸릇푸릇했던 나뭇잎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며 지난 시간들의 나의 여정을 뒤돌아 보며 생각과 마음을 점검한다. 신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준 시간이라는 선물을 흘러가는 대로 지나 보낸 것 같아서 가을바람만큼 등골이 차가워진다.
또 가을은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계절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이미 나에게서 멀어져 간 사람들을 떠 올리며 지금의 나의 사람들에게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낀다. 지금 나의 옆에 남아 준 이들에게 더 잘하고 더 아껴주어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낙엽이 자연의 순리대로 색이 변하고 또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 역시 요란하게 와서 치열하게 살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 같다. 인생의 시작과 끝은 내 계획과 나의 의지대로 결정할 수 없지만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여정은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이제 2달 남짓 남은 2024년,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