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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순한진심 Mar 20. 2024

낯선 사람과의 심야 데이트

결국, 사람

며칠 전 서른두 번째 내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우연히 만들어 준 것 같은 인연이지만 그 우연을 인연으로 만든 것은 어제의 심야 데이트였다. 느낌적으로 호감이 갔고, 또 함께 하면 즐거울 것 같아서 서로에게 호감을 표시했는데 그 마음이 서로 통해서 밤에 급작스럽게 만나서 맥주 한잔했다.


나도 낯선 사람과 갑작스럽게 만나는 걸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아마 그녀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를 향한 호감이 급만남으로 인해 더 강한 끌림으로 바뀐 것 같다. 그래서 그녀와 헤어지고 든 생각 몇 자 적어 본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 사람이 오는 것은 그 사람의 우주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알아 가는 과정은 그 사람 자체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결심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만남은 그런 부담 없이 만났던 것 같다. 그녀와의 만남을 가볍게 여겨서가 아니라 육퇴하고 느끼는 그 자유함이 나로 하여금 흥분하게 만들었고 온전히 나로 돌아갈 시간이라서 그 시간을 함께해 주는 사람이어서 감사했고, 이사하고 온전히 나로 돌아가서 만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소중했던 것 같다.


그녀와 나눈 이야기 중에 여러 이야기들이 마음에 남았지만 나와 비슷한 점도 있고, 나와 다른 점들도 있는듯했지만 그래서 더욱 그녀가 좋았다. 어릴 때에는 나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만을 사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이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은 나뿐이라는 사실과 나와 같기를 바라는 마음은 사실 내가 편하고 싶은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나와 성향이 비슷하고 추구하는 가치관이 유사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서로 닮으면 그 만남은 충분히 좋고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인연이 된다.


어제와 같이 급작스러운 만남도 좋고, 또 좋은 곳에 계획적으로 만나는 만남도 좋다. 그녀를 통해 새롭게 느낀 것은 만나는 사람 그 자체가 중요하고 만나는 시간과 만남을 정하는 방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을 느꼈다.


결국은 사람이 중요한 하다.


#일상#일기#사람#인간간계#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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