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에 대하여
옥탑방에 머물던 시절이었다. 프리랜서로 하루 종일 일에 치이다가도, 고즈넉한 밤이면 나는 밖으로 나왔다. 몸도 마음도 지쳐 멀리 갈 힘은 없었지만, 옥탑방 마당은 나에게 충분한 쉼터였다.
싸구려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집. 낮에는 초라했지만 밤에는 그럴싸하게 빛났다. 남들이 보기엔 초라한 현실일 수 있었지만, 나는 그 안에서 작은 낭만을 키워냈다. 파라솔을 세우고 의자도 두었다.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에서 간단한 안주와 술을 샀다. 볶은 캐슈넛과 시원한 맥주 한 모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여름이면 그곳이 나의 아지트였다. 도시 불빛이 하나둘 꺼져갈 무렵, 하늘에는 새로운 불빛이 떠올랐다. 별들이었다. 서울보다 어두운 하늘, 경기도의 밤은 생각보다 넓고 깊었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순간, 나는 한 별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 빛은 마치 제자리에서 원을 그리며 춤추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마음을 모두 별빛에 맡겼다.
평화로웠고, 아름다웠다.
가끔은 그때의 밤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