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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loe J Mar 06. 2024

코츠월드, 버포드 마을, 버포드 교회

영국의 시내를 먼저 맛봤다. 사실... 웅장하고 와~ 한 느낌은 있었지만 프랑스 여행까지 마치고 돌아온 지금 생각해보면 영국시내의 감흥은 많이 줄었다. 눈만 돌리면 아름다운 건물이 있는 것은 프랑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프랑스가 올림픽 준비로 군데군데 공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아름다웠다. 


코츠월드, 영국의 시골이라고 듣긴 했지만 마치 놀이공원의 이름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이곳은 영국의 깊이를 알 수 있는 곳이었다. 시간이 만든 장엄하고 아름다움! 버킹엄 궁전은 화려했지만 코츠월드에서 만난 꾸밈없는 흙빛의 역사를 입은 건물은 신기한 광경을 넘어서 경건한 마음까지 들게 했다. 


중세 영화 속에 차를 가져다 놓은 것 같은 이 풍경은 세트장이 아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집이고 500년 이상을 이곳에서 사람만 바꿔가며 자리를 지켰다. 집들이 불편할 법도 했다. 이날 이례적으로 영국에서 추웠던 영하 3도의 날씨였는데 바람까지 많이 불었다. 이런 날에는 제대로 다 막히지 않은 창틀로 바람이 숭숭 다 들어갈 것 같았다. 삐거덕 거리는 문이며 예전의 나무 문을 그대로 사용하는 집이 대부분이었고 누수와 같은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만 고쳐서 사용한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였으면 싹 밀고 리모델링을 했을 테다. 더욱이 새로 지어진 집도 있었으나 신기할 만큼 전체적인 풍경을 헤치지 않는 적절함을 갖고 있었다. 


이런 마음은 자신들이 가진 자부심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12세기 교회가 들어오면서부터 생기기 시작한 마을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600년 이상을 견뎠다. 그들은 그시절 평범했던 12세기의 문화를 보존이라는 역사적 시각으로 특별하고 유일한 영국의 특색을 만들어냈다. 할 수 없어서 뻔쩍뻔쩍한 아파트에서 살지 않는 게 아니다. 갑자기 새집, 신축 아파트만 선호하던 내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우리나라였다면 국가가 지정하고 못 고치게 해도 재산권 침해라고 항의하고 난리 나지 않았을까? 이렇게 500년 이상 된 집에서 그대로 살고 있는 민족이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나도... 성에 산다고 해도 불편하면 지키기 힘들었을 듯.

영국에는 항상 교회가 생기고 마을이 들어왔다. 버포드마을의 시작인 버포드 교회다. 그 웅장함은 규모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세월과 그 속에서 거쳐갔던 수억의 사람들을 통해 감동으로 느껴진다. 종교를 초월한 울림이었다.

역사가 워낙 오래되다 보니 이곳 출신의 유명한 사람 사람도 있었고 발로 건반을 밟는 신기한 오르간도 있었다. 돌이나 나무 기둥 탁자 어느 곳 하나 나보다 나이가 적어 보이는 것은 없었다. 오래전부터 하느님께 기도하던 곳이니 그 기도가 좀 더 가깝게 닿아있지 않을까? 기도도 해보고 방명록에 이름과 감상도 남겨본다.

마을 곳곳에 상점이 있다. 옷도 팔고, 사탕, 빵, 커피, 기념품... 있을 건 다 있다. 새로운 문화 속에 가면 도서관과 서점이 궁금하다. 버포드 마을 도서관! 간판을 보고 입구를 봤더니... 이곳으로 들어가면 포탈을 타고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것 같은 입구다. 버포드 마을 어딜 가나 조금은 불편해 보이고 세월의 신비함이 함께한다. 여행객으로의 이런 불편함은 새롭고 동경에 가까운 궁금증으로 느껴진다. 인터뷰라도 해보고 싶다. 


"이런 곳에 살며 지킨다는 것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시나요?"

버포드 마을에는 1743년에 문을 연 약국이 현재도 문을 열고 있다. 200년도 넘은 약국이라니... 약이 필요 없어도 한 장 기념사진 남겨야 할 곳이다. 

양쪽으로 밀어서 여는 나무 문 앞에 세워둔 madhatter book shop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서점인 걸 알았다. 서점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 바로 앞에 해리 포터에 나오는 '사이빌 트릴로니'선생님 같은 분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내부는 미로처럼 좁은 내부에도 요리조리 복도가 나오고 작은방들로 나눠져 있었다. 

함께 간 아빠들과도 한 컷!


여행은 모든 여행객에게 다른 생각과 느낌을 준다. 여행을 가장 잘 하는 방법은 뭘까? 

나는... 마음을 도화지처럼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날 만든 편견을 덜어내고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아이와 같은 마음을 갖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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