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loe J Jan 22. 2024

자도 자도 2시..

시차적응

26시간째 눈을 뜨고있다. 


시차적응 이라는걸 처음 겪어본다. 휴대폰은 껐다가 다시켰더니 이 기계는 알아서 위치와 시간을 잡고 처음부터 런던에서 태어난마냥 적응을 마쳤다. 수시로 화면을 확인하는 나를 비웃고 있다. 하루밤 잠자기가 쉬운일이 아니다. 자고 일어나도 밤이고 또자고 일어나도 밤이다. 결국 잠자기를 포기해버렸다. 뭔가 끄적이려고 컴퓨터를 켰더니 귀여운 PC는 시차적응을 못했다. 컴퓨터는 내가 설정을 바꿔주지 않으면 그대로다. 바꿔주기 싫다. 어째 오늘은 다른 시각을 가리키고있는 컴퓨터가 더 정이가는 새벽이다. 내가 사랑하는 단 하나(딸)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 그곳에 있기 때문에...


적응 못하고 낯선곳에서 시차를 생각해본다. 나에게 어제는 24시간 이상 하루종일 낮이었다. 세상이 흐르는 방향을 거슬러 날짜도 하루 벌었다. 세포도 피부도 하루치 더 늙어갔지만 날짜는 하루 얻은 느낌이었다. 그러면 뭐하랴. 돌아갈때는 억울하게 밤만 2번이다. 인생이 그렇다. 자연스럽게 살아야한다. 순리대로. 


구지 왜 외국여행을 떠나는 것일까? 일상에서 벗어나기로는 국내여행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외국여행은 보여주기의 다른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도 안가본 데가 많은데 뭐하러...' 그렇게 생각했던데는 내 기본 생각의 방식의 잘못에 있었다. 보여주는 삶을 살았다. 인정욕구를 갈망했다. 어려서는 사랑이 보장된 비교적 엄격한 부모에게, 나이가 들고는 일방적으로는 작은 관심도 가질 수 없었던 다수에게... 같은 말을 쓰고 같은 태도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 속에서는 어느정도 그들과 비슷한 사람인 척 해야한다. 


아침과 저녁이 뒤바뀌고 익숙하지 않은 색다른 홍채색깔에 머물곳을 찾지 못하는 내 시선과 영어가 분명한데 알아들 수 없는 속삭거림, 그 뒤에오는 부끄러움. 공항에 내려 가장 가까운 커피숍에서 커피한잔 시켜먹으며 30년동안한 공부에 한숨이 난다. 익숙하지 않음은 두려움인 동시에 인정욕구의 두꺼운 껍질을 벗겨내는 느낌이 든다. 누구에게도 잘 보일 필요가 없고 누구도 알아볼 수 없다. 세상속 페르소나를 벗고 오롯한 나로 두발 딛고 서본다. 


시차적응을 하고나면 또다른 나로 살 수만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직 하늘은 까맣고 뜬눈으로 보낸다면 4시간이나 더 남았다. 자연스러운 나, 자연스러운 적응에대해 말해놓고 오늘 저녁에는 시차적응을 위해서 항히스타민제를 먹고 자보기로 했다. 인생이 여행이라지만 우리의 여행은 너무 짧고 자연스러운 시차적응을 하기에 마음이 조급하다. 늘 제꾀에 넘어가서 문제이긴 한데....


영국 시차적응기

1일 : 최대한 늦게 잔다고 현지시각 10시에 잠들었으나 2시에 기상. 이후 2시간 노력하다 그냥 일어나 책을 봤다.

2일 : 여행에 피곤해 9시에 잤고 또 2시에 일어나 30분간 뒤척이다 90분간 더 잘 수 있었다.

3일 : 일정이 피곤해서 도저히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히스타민제를 먹고 새벽 5시 기상!! 

4일 : 11시쯤 약없이 잠들어 5시 30분에 일어났다. 적응완료!


이전 03화 출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