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알고 있다.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세상은 혼란스럽고, 나는 나약한 인간이기에 여기저기 휘둘리면서 살아간다.
과거에 미니멀라이프를 배우고 나에 대해 알아갈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그동안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잘 없는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좋아하는 것을 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살아왔던 것이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살아가는 것이 힘이 들다고 생각했을 때 도피처가 필요했다. 그래서 책 속에 숨었다.
한동안 책을 많이 읽었다. 읽는 속도는 책을 읽을수록 더 빨라진 것도 같다. 예전에 비해 활동적인 것보다는 차분한 분위기가 좋아졌다. 도서관에 가면 좋아하는 책을 부담 없이 마음껏 빌려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러다가 직접 글을 쓰고 싶어졌다. 글쓰기 역시 매력적인 일이었다. 내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은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이었다.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록을 통해 내 감정을 돌아보고 복잡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내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소통을 할 수도 있었다.
혼자 조용한 공간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기에 그 순간이 쉽게 오지 않는다. 그래서 몇 해 전에는 새벽 4시 반쯤 일어나 미라클 모닝을 즐겼다. 피곤한 줄도 모르고 일찍 일어나 두세 시간이라도 행복감에 젖어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가족과 함께 생활패턴이 바뀌어 버렸다. 밤에 늦게 자게 된 것이다. 미라클 모닝을 하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12시 정도에 잠들게 되면서 새벽 기상은 내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
가족들이 모두 집을 비운 시간을 활용해 다시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데 이번에는 게으름이 복병처럼 찾아왔다. 몸이 자주 아픈 것도 핑곗거리가 되었다. 장염이 지나가고 감기가 지독하게 걸렸다. 이 감기를 가족에게 또 옮겨 함께 골골대고 있다.
크게 욕심낸 것 같지도 않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 꿈같이 느껴진다. 뭐니 뭐니 해도 좋아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면 건강이 필요하다. 사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최근 자주 아프고 평소에도 체력이 약해서 건강을 신경 쓰리라 다짐하지만 고질적으로 따라다니는 나쁜 습관들을 고치기가 쉽지 않다.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억지로라도 건강하기 위해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게다가 아픈 몸과 함께 따라오는 무기력감을 떨쳐야 한다. 집안일을 빠르게 끝내고 좋아하는 일들을 하기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현실을 한탄하면서 막상 시간이 주어졌을 때 게으름을 피우며 느릿느릿 행동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내 삶에 작은 행복을 준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 것, 예약 도서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버선발로 달려가 맞이하는 것, 다이어리를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는 것, 내가 쓴 글에 공감하는 이들을 만나는 것 등은 평범한 일상의 활력소이다.
조용하고 번잡하지 않은 공간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좋다. 배움을 늘려 나가고 어지러운 감정들을 줄여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