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니멀라이프가 소유하는 물건을 줄이는 것 이상의 많은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미니멀라이프는 물리적인 것을 줄이는 것 이외에도 잡념과 욕심을 비우는 정신적인 부분, 경제, 건강, 환경까지 이어져 있다. 그래서 미니멀라이프에서 경제적인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면 경제적으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돈은 에너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돈이라는 에너지가 새어 나가도록 내버려둘 때가 많다. 충동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판단력이 흐려진 탓이다.”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나는 모방소비를 하지 않는다. 남들이 한다고 너도나도 따라 한다면 뼈아픈 후회를 맛보게 된다. 드라마나 예능에서는 PPL(Product Placement, 제품간접광고)이 난무한다. 모방소비는 평소에 관심조차 없었던 것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유도한다. 기업은 비싼 광고모델을 이용해 소비자들을 자극한다. 소비자들은 광고 속 유명인처럼 될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게 되고 이는 모방소비로 이어진다.
요즘 같은 SNS가 활발한 시대에 사람들은 인증샷을 찍어 올린다. ‘요즘 핫한 물건’ 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명품가방, 외제차, 고급 드라이기, 화장품, 시계 등등 고가의 제품들이 매일 출시된다. 그렇게 세상은 과소비를 조장하지만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경제적 상황에 맞는 소비를 하면 된다.
필요도 없는 물건을 들이고 후회하지 않기로 한다. 한때 미니멀라이프와 관련해서 무인*품 제품들이 추천되면서 일부 주부들이 비슷한 인테리어를 흉내 냈던 것 같다. 갑자기 사람들이 저장용기를 사고, 바구니를 샀다.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를 한다는 것은 남을 모방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딱 맞는 것들을 찾아가는 일이다.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값이 싼 물건이라고 생각 없이 들일 수 없다. 물건을 살 때 무작정 남들을 따라 사고 후회하지 말고 자신과 맞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 아마 모방소비를 한다면 사는 순간의 기쁨이 길게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광고에 자주 노출된 상품을 써 보니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갑자기 신상 과자가 열풍이라 편의점 여러 군데를 돌아 겨우 사서 먹어봤지만 글쎄… 마케팅에 낚인 적이 더 많다.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한다는 것은 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취향을 알고, 모방하지 않는 나만의 색깔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왜 내 돈을 쓰는데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걸까. 사람마다 상황과 성향이 다 다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사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다양한 기능이 있는 신상품이 나왔더라도 내가 사용하지 않는 기능까지 모두 갖춘 제품을 굳이 사야 할 필요는 없다.
꼭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남과 달라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 나와 맞지 않는 것을 따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광고가 포화상태여서 알맞은 물건을 고르는 것이 어렵고 귀찮다고 해서 남들이 사는 것을 따라 산다면 마케팅에 완벽하게 패배하는 것이다.
소비하기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다. 합리적이고 후회 없는 소비는 나의 작은 수고스러움이 있어야 한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는 것은 아닌지, 물건을 통해 나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다고 인정받고 싶은 것은 아닌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