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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J May 21. 2024

동료의 퇴사

2023년 12월 4주차

싫음의 추진력


'고향가서 결혼하고 싶고 이 부서에 정이 없다' 는 걸 지속 표현하던 동료가 있었다. 들숨 날숨마다 하던 그 불평들은 나를 포함한 많은 동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 불평이 언제부턴가 멎더니, 이번 주에 이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변 동료들의 이직 자체가 드물다보니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한 사건이었다.


그의 경우처럼 '더 나아지고 싶어서' 보다 '지금을 견딜 수 없어서' 가 있어야 큰 변화를 만들 동기부여가 생긴다. 나랑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싫지 않은 인생을 지내다보니, 사실 내겐 변화를 만들어내야만 하는 절실함이 없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어영부영 7년을 한 회사와 부서에서 보내게 됐다.


알파걸, 커리어 우먼


미혼 1인가구인 내겐 인생에 커리어가 큰 영역을 차지한다. 나는 업무 특성상 일 년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성취감,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하는 동료들과의 소통과 연대, 손에 익은 일이 주는 효능감, 소속된 동안 회사가 주는 안정감이 좋아서 회사에 머무르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내게 일도 중요하지만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 상당수가 회사 바깥에 있다.


회사에 모든 걸 바친 일부 여자 선배들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부족함 많은 나는 시간, 정성, 감정, 돈 4가지 측면에서 항상 한계점이 있다는 걸 체감한다. 그래서 매번 모든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선 우선순위에 맞는 분배를 해 보곤 한다. 지금 떠오른 선배들은 나의 지금 시절에 본인의 시간, 정성, 감정, 돈 모든 측면을 회사에 분배한 끝에 그 모습이 된 것이다. 나는 그런 모습의 인생은 살고 싶지 않다.


연말연시의 고민


정말 이대로 지내도 될 지 절실히 고민이 필요한 때다. 연말연시 간은 내가 무슨 업무를 여태 해 왔는지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내 포지션은 어떤 구인공고들이 올라오는 지 살펴볼 것이다. 이직하고 싶다기 보단, 요즘 같은 업무 다른 회사들은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 지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여태껏 친구며 동료며, 비슷한 상황과 마음상태의 사람에게 둘러싸여 지내왔는데, 퇴사 동료의 경우처럼 '내 또래 회사원이지만 나와 다른 생각과 계획을 가진 사람들' 과의 대화와 소통에 노출되어보고 싶다. 방법을 잘 모르겠지만 한 번 실행에 옮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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