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생명과학과이다. 기초과학 학문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방면에 인사이트를 배우긴 했지만, 그것이 교수님의 의도와는 달랐던 것 같다. 세포학을 배우고, 분자 생물학을 배워도 인문학적으로 연결 지어 생각을 자주 한 것 같다.(수업 중 딴생각을 많이 했다...)
비전공자라는 소개가 조금 길어졌는데, 비전공자인 필자가 어플 기획을 하며 맨땅의 헤딩한 과정을 정리하고, 앞으로 업무 하며 펼쳐질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본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이 글이 기획자를 준비하고 있을 다른 비전공자 단 1명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쁠 것 같다. 또한 이 글을 통해 다른 기획자 분들의 조언과 피드백을 받게 되면 행복할 것 같다.
기획자 전공은 원래 없는데요.
앞서 비전공자 기획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했지만 사실 기획자 전공은 없다. 개발, 디자인, 마케팅과 다르게 전문적인 학과는 따로 존재하지 않기도 하고, 직무명에서 느껴지는 모호함이 까다롭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비전공자 기획자'라는 단어가 자주 쓰이는 것 같다. 사실 관련 전공이 없는 이유는 자명하다. 모든 업무에는 기획 단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하더라도 레퍼런스를 모으고,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기획이다. 개발을 하더라도 어떻게 코딩할 것인지 고민하고 유사 서비스를 서칭 하는 것도 기획이다. 필자의 전공인 생명과학에서도 실험하기 전에 실험 설계하는 것 역시도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획자의 업무는 무엇일까? 앞서 디자이너, 개발자, 생명과학자의 기획 단계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하고, 개발자가 어떻게 코딩할 것인지 고민하고, 생명과학자가 어떻게 실험을 할지 고민하는 것처럼 기획자는 제품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은 육하원칙과 유사하다. 누가, 언제까지,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왜 만드는 지를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여 다른 직군들이 직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기획자의 업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획자에게는 커뮤니케이션이 역량이 필수로 요구된다. 제품을 구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기획자는 제품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하고, 잘 구현하기 위해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유튜브 기획 영상을 시청하다
위의 기획자에 대한 생각은 하루아침에 떠오른 생각들이 아니다. 업무를 진행하며 느낀 바도 있겠지만, 책이나 영상에서 배우기도, 다른 기획자가 쓴 글들을 읽으면서 정리된 생각이다. 즉 스스로 완전한 바닥에서 쌓아 올려서 정리한 생각은 아니다. 요즘 같이 많은 정보를 인터넷으로 배울 수 있는 시대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금방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직무를 공부한다면 빠르게 정보를 습득해서 전체적인 직무 이해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의 새로운 지식을 배우기 위해 필자가 추천하는 방식은 유튜브와 책이다.
어플 기획, 스타트업, 서비스 기획 등 다양한 키워드로 나오는 유튜브 영상은 정말 다 본 것 같다.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메모하고 캡처하고 노션에 옮겨 적기도 하며 보고 또 봤다. 길에 돌아다니면서도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반복해서 듣고, 대중교통에서도 들었다. 이어폰을 오래 착용하여 귀가 아플 때는 책을 대신 읽었다. 집중해서 영상만을 본 기간은 3~4일, 이동하며 영상을 듣는 건 1달 정도 한 것 같다.
당연하게도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했다. 특정 직무를 이정도 시간 투자로 이해한다는 것이 욕심일 것이다. 그럼에도 어느정도 최소한의 지식을 쌓는데에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공부도 병행하겠지만, 최소한의 지식은 쌓았으니 앞으로는 실무로 부딪히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로 했다. 다음 글부터는 더 상세하게 실무로 부딪혀온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부끄러운 사건들도 많았지만 최대한 가감 없이 진솔하게 서비스 기획 과정을 풀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