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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샘 May 23. 2023

8회기 상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나요?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의 방향을 생각해보기


_나를 살린 치유의 문장들

타인의 평가의 말에 의미 부여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요.

내가 어떤 방향의 삶을 살고 싶은가를 알아가는 것은 굉장히 중요해요.

배움이 꼭 목적을 갖지 않아도 괜찮아요. 성숙과 즐거움이면 충분해요.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고 바라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 거죠.



오늘은 상담을 가기 30분 전에 나와 집 근처의 공원을 거닐었다. 푸르른 나무의 색감이 파아란 하늘의 색을 배경으로 빛나고 있었다. 여름이 훌쩍 왔는지 그늘이 없는 곳은 햇빛의 뜨거움이 느껴진다. 상담 이후 나에게는 많은 변화들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어떤 변화인지 알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명확하게 보였다.  나에게서 해결이 된 것들이 있었다. 공허함과 외로움, 무료함, 그리고 나에 대해 알지 못했던 무지가 그것이었다.


상담을 하면서 나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많이 호소하고는 했다. 항상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것이 정말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이었나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어느샌가 열심히 사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버린 삶으로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도 그들과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혼자 공부를 하거나 목표를 이루거나 목적이 있는 모임에만 나가서 시간을 보내었다. 그리고 우울로 휴직 후 홀로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많아졌던 것이다.


이 두 가지 감정은 '내가 나를 만나는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레 사라지고 있었다. 상담 선생님께서 내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물었을 때 나는 막연히 어려운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 나도 나를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타인이 나를 이해하고 편하게 대할 수 있을까? 그래서 상담을 통해서, 스스로의 탐색을 통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고 나는 일기장에 '나에 대한 발견'이라는 주제로 나에 대해 쓰고 있었다.



1. 나는 예술적으로, 지적으로, 다양한 감각에 대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사람이구나.

2. 나는 에너지를 외부와 내부 모두에서 얻는 사람이구나.

3. 나는 사람들과의 의미 있는 대화를 즐기고 필요로 하고 그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구나.

4. 나는 자연 속에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구나.

5. 나는 성숙하고 싶은 사람이구나.



이렇게 하나씩 나에 대한 발견을 적어가고 있었고, 지금은 19가지를 찾아내었다. 스스로 나에 대한 발견을 해간 후 여기서 채우지 않았던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여기서 채우지 않았던 것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삶을 힘들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휴직을 한 후 나는 외부에서 얻는 에너지가 부족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즐기는 것이 부족했다. 때문에 외로움을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누가 있는지 기록하기 시작했고, 안부를 묻지 못했던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들과는 만남을 갖기 시작했다. 내가 만든 성벽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나니 내 주변에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게 존재했던 외로움이나 공허한 감정이 스스로 선택했던 것이지 논리적이거나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느끼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내게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오늘 상담을 시작하기 전 나는 나에게 일어난 긍정적인 변화를 나누었고 상담사님도 함께 축하해 주셨다. 그리고 한 주가 어땠는지 물으셨다.


"제가 상담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신기한 것이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삶이 즐거워졌어요. 저도 어떤 감정인지 궁금한데,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는 학문 같고, 최근에 제 안에 발견한 것은 저는 성장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성숙하고 싶은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이 성숙이라는 것에 깊은 통찰을 주는 학문이어서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이 학문을 통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 같아요."


"꼭 상담 심리학을 통해서 무엇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단지 학문의 알아차림을 통해서 삶에서 흘러가는 것을 바라보는 여유가 생기거나,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이 있으면 돼요. 그리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 자체도 참 소중해요."  


삶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에 기뻤고, 삶에 즐거움과 생기가 생기고 있는 것도 감사했다. 상담사님은 내게 많이 밝아졌고 활력이 생겼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 삶을 바라보면서 멀지 않은 곳에서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해서 좋았다. 그리고 앞으로의 상담을 통해, 또 스스로 하는 성찰을 통해 나에 대한 발견을 해갈 때 내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나는 어떤 존재로 성장해 갈지 궁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오늘 주제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였다.  요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내 삶에 중요한 이슈였다.


"저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잘 안 됐어요. 개성도 강하고 자유롭고, 누가 뭐래도 내 삶을 추구하고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의 시선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부자연스러운 태도로 삶을 살아가기도 했던 것 같아요. 때로는 제 이름도 싫어질 때가 있었어요. 30년 동안 살아오기 힘든 삶이었기에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보고 싶기도 했어요. 이렇듯 나를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어떤 기준을 정하고 그에 맞지 않으면 스스로를 인정하기가 힘들었어요.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했어요."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고 바라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 거죠. 인간이라면 모순을 가지고 있어요. 나를 사랑하지만 내 안에 있는 나를 부정하기도 하니까요.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삶의 방향성을 바라보고 살 것인가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해요.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타인이 설정한 삶을 살아가요. 집단 무의식이 말하는 삶이 사는 거예요. 하지만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사람은 삶에 즐거움을 느끼며 그러면 나를 나로서 사랑할 수 있게 될 수 있어요. 여울님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나요?"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을까? 그리고 그 방향성을 알게 된다면 정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이것을 생각했을 때 내게 의미 있는 말을 건넸던 지인들이 생각났다.


'너랑 이야기를 하니까 실력 있는 상담자랑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너는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삶에 대한 통찰이 깊은 사람이야.'

'너랑 이야기하면 항상 치유가 되는 느낌이야.'


내게 울림을 주었던 문장들이었다. 내게 실력이 뛰어나다, 똑똑하다, 멋지다는 말들을 해주는 이들도 많지만 나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왔던 표현은 삶의 통찰이 깊은 치유자라는 이야기였다. 왜 이것이 내게 울림을 줄까 고민을 해보니 그것이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고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성장보다는 성숙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누어주는 것보다는 치유를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은 깊은 통찰력으로 사람들의 치유를 돕는 존재로서 살아가는 삶이었다.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을 살아갈 때 그때 비로소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될까. 몇 가지 기준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세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상담사님의 말씀처럼 타인의 말에 의미를 두는 것은 어쩌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저 나와 만나기를 원하고,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을 위해 열심히 고민하는 나를, 그리고 언제나 삶으로 그 노력을 증명해 왔던 나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기로 결단하고 매일 스스로를 사랑한다고 참 멋진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주자. 내가 아닌 누군가로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그저 나의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보자. 그렇게 나를 온전히 인정하고 타인을 사랑해 보자. 내가 나의 모습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그것이 편안해질 때, 내가 타인에게 쌓았던 높은 성벽 또한 낮아지고 더 많은 이들을 나의 곁으로 초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상담 후 더 밝아보이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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