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밥챌린지 - 8 잘 나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두려움'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나의 노년기이다. 나이 드는 것이 내게 큰 두려움이 된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난 나이랑 상관없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계속하면서 늘 지금 같은 상태로 70,80을 살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거다 그러면서 불안과 두려움이 몰려왔었다.
그 생각에 덧붙여진 것은 바로 혼자라는 것이다. 혼자인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더해지는 것 같다. 아플 때 힘들 때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삶의 문제들이 생겨나면 그때는 어떻게 하지? 정말 요양원에 들어갈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일까? 누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면 정말 막막하기만 하다.
잘 나이들 수 있을까?
전생애를 놓고 보면 이전보다 장년기 노년기가 훨씬 길어지고 형태도 다양해졌다. 만약 내가 평범하게 결혼하고 지금 아이도 있고 남편도 있다 하면 또 다른 장년, 노년기를 생각하고 준비하며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혼자인 중년기의 초기를 보내면서도 생각지 못한 일들, 어려움 또 걱정 두려움이 생겨난다. 물론 배우자에 대한 누군가를 만나 가정을 이룰 것에 대한 꿈은 놓지 않고 있다. 한비야처럼 C.S 루이스처럼 노년에 로맨스를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내 등에 진 짐을 옮겨지게 하겠다고 그들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의 짐도 나에게 나의 짐도 그에게 서로 나눠질 수 있다면 그런 동반자를 기다린다. 그런 동반자가 있다면 좀 잘 나이들 수 있을까?
동반자까지는 아니어도 친구들이 있다면 잘 나이들 수 있을 것도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족보다 친구가 필요하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 앞에서 함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또 어려움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두려움을 넘어 나이 드는 것을 한 동안 고민하고 책도 많이 찾아봤었다. 그러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지금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다. 나이들 것을 걱정하고 미리 두려워해도 해결되는 것은 없다. 대신 제일 어린 오늘을 잘 보내고 잘 보낸 하루, 하루가 쌓이는 것 그것이 잘 나이 드는 것이 아닐까?
흰머리가 늘고 몸이 예전 같지 않지만, 언제까지 동반자를 기다려야 할지 모르지만
지금의 나로 지금을 잘 누릴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