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긴장이 많이 되었다. 헬스장을 오랜 기간 들락날락하면서 운동을 했지만 개인레슨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헬스장 트레이너가 워낙 힘들게 운동을 시키는 것을 많이 시청을 한 것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헬스장을 들어가는 순간부터 온몸의 근육들이 경직되었다. 속으로는 '오늘부터 죽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결의를 다졌다.
아침부터 긴장이 많이 되었다.
제일 먼저 인바디(In body, 체성분 측정기) 기계에 올라 측정을 하고 간단한 문진이 이루어졌다. "어디 불편하신 데가 있으신가요?", "혹시, 운동하고자 하는 목적이 따로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 6개월 후에 식스팩 만들고 바디프로필을 찍고 싶습니다."라는 말은 차마 못 했다. 대신 "하루종일 서서 일하면 허리에 통증이 있습니다."라는 말과 "뱃살과 허리살을 빼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대충 얼버무렸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근력 테스트를 받았다. 누워서 트레이너가 다리 여러 곳을 한쪽으로 당기거나 밀면 반대로 버티기를 반복했다. 허리에 통증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척추 디스크가 손상된 정도는 아니고 연결된 다리 근력이 약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평소 전체적으로 허벅지와 장딴지 근육에 자부심이 있긴 했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허벅지 안쪽과 중간 근육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허벅지 안쪽과 중간 근육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허리가 아프면 허리근육을 키워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허벅지 안쪽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트레이너의 말에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몇 가지 다리 근력 강화를 하고 나서 바로 허리가 시원해지는 체험과 함께 트레이너가 재활 전문 박사과정을 수료했다는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역시 PT 받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닝머신은 그냥 걷거나 뛰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루틴대로 한다. 당분간은 몸풀기 느낌으로 10분 정도만 하고 서서히 늘려간다. 루틴 요령은 다음과 같다. 발판 기울기는 3도, '5.5km/h 속도로 3분 걷기 -> [7.5km/h로 30초 뛰기 -> 5.5 km/h로 30초 걷기] x 5회 반복 (5분 동안) -> 5.5 km/h로 2분 걷기'. 거구의 몸을 러닝머신 위에서 '쿵, 쿵' 거리면서 뛰기가 만만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이다 보니 할만했다.
그렇게 몸을 풀고 다음단계는 바닥 매트에서 '홈롤러'를 활용해서 자가 마사지를 한다. 앉은 자세에서 한쪽 다리를 꼬고, 엉덩이를 홈롤러 위에 문지르면서 엉덩이 근육을 풀어준다. 반대쪽도 같은 요령으로 하고 나서 이제는 누워서 허리밑에 홈 롤러를 두고 문지른다. 허리주위에 경직된 근육들이 부들부들하게 변하면서 시원함이 느껴진다. 모든 과정들이 트레이너에 의해 녹화되고 사진 찍혀서 개인 카톡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녹화되고 사진 찍혀서 개인 카톡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허벅지 안쪽 근력운동을 하기 전에 우선, 다리 펴고 손바닥을 땅에 닿게 하는 스트레칭을 30초가량 2회 반복한다. 그 후에 운동기구에 앉아서 추의 무게를 35kg에 세팅하고 다리를 안쪽으로 오므리는 동작을 [20회] x 3회 반복하고 매회 마지막에 5초 버티기를 한다. 다리 근육이 빳빳해지는 느낌이다. 이 운동을 하면 요실금도 없어지고 케겔운동으로 최고라고 한다. 아는 사람들은 꼭 이 운동은 빼먹지 않고 한단다.
두 번째 운동기구는 허벅지 위쪽, 중간근육을 위해 운동이다. 다리를 편 상태에서 하중을 견디고, 그 상태에서 조금 더 위로 들어 올리는 자세이다. 아까와 같은 추의 무게를 사용하였더니 다리 들기가 안된다. 할 수 없이 추의 무게를 25kg로 낮추고 [20회] x3회 반복을 한다. 마찬가지로 매회 마지막에 5초 버티기를 한다. 허벅지 근육이 '땅땅' 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첫날 수업이 걱정했던 만큼 땀을 뻘뻘 흘리고, 근육통 때문에 죽을 지경까지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한 번에 격하게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서서히 완만하게 운동량을 늘리는 방식에 완전히 공감이 되었다. 오늘 배운 수업으로 앞으로 일주일 동안 혼자 헬스장에서 연습하고 다시 다음 주 목요일에 수업을 받는다. 왠지 6개월 후에는 몸속 깊숙이 묻혀있던 식스팩을 꺼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싹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