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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채 Sep 13. 2024

등에도 근육이 있었나

PT2회차

턱걸이를 해본 적인 언제였던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나마 학창 시절에 체육시간에 체력장 시험을 위해서 철봉에 매달려 본 때를 계산해 보면  벌써 30년도 더 지났다. 출퇴근길에 아파트 놀이터를 지날 때마다 그다지 높지 않은 철봉이 보이기는 한다. 가끔 산책길에 선채로 철봉을 잡고 해 볼까 말까 고민만 하다가  팔 근육에 힘만 '빡' 줘보고 다시 가던 길을 간다.  


턱걸이를 해본 적인
언제였던가?


만약 매달린다고 해도 턱걸이를 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애를 써볼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드디어 삼십 년 만에 올 것이 왔다. 트레이너 안내에 따라 철봉에 매달려 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발을 땅에 닿고, 매달려만 있는 것이다. 팔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등근육(광배근)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요령이다.




매달리기에 앞서, 스커트 자세를 배운다. 몸이 앞으로 수그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양손을 모아서 앞으로 올린다. 다리를 구부리기 전에 상체를 먼저 접어서 앉았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이때 몸의 무게중심은 양쪽 뒤꿈치 바깥쪽에 둔다. 15회를 3세트 하고 나서 철봉에 매달린다. 손은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세 손가락으로 벌려서 잡고 등근육을 쫙 편상태로 고개를 뒤로 젖힌다.


다리는 공중에 뜨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구의 중간바닥 끝자락에 걸친다. 마치 옆에서 보면 코브라가 머리를 치켜들고 있는 듯한 유선형 모양이다.  10초 버티기를 3회 하고 바로 옆에 있는 등근육용 운동기구로 옮겨 20kg 무게추를 15회 3세트 당긴다. 등짝에 뭔가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아니, '등에도 근육이 있었나' 싶다.

'등에도 근육이 있었나' 싶다.




조금 전에 한 운동은 광배근을 만들기 위해 당기는 것이라면, 이번에는 밀어내는 운동을 한다. 운동기구 전면에 튀어나온 손잡이를 잡고 몸을 살짝 기울이고 뒷굽치를 쳐든 상태에서 팔 굽혀 펴기를 한다. 엎드려서 할 때보다는 수월하지만 녹록하지는 않다. 그런 다음 바로 운동기구에 앉아 20kg 무게추로 10회 정도 밀어낸다. 이 두 가지 운동을 연달아 3세트 하면 기초적인 등근육 운동은 마무리된다.


2주 차 수업이다 보니, 드디어 몸이 조금씩 뻑적지근해진다. 안 쓰던 몸속 근육이 항의라도 하듯이 잔뜩 화가 난 것처럼 여기저기서 근육통이 느껴진다. 성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매트에 누워 홈롤러를 허리에 밀어 넣고 눈을 감고 큰 대자로 뻗는다. 머릿속에 오래전에 본 영화 역린(2014년, 현빈 주연)에서 주인공이 보여준 멋진 등근육이 내 몸에 장착되는 상상을 한다. 6개월 후가 기대된다.


[사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스커트, 등 늘리기, 등 근육 당기기, 스트레칭, 팔굽혀펴기, 등 근육 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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