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년하루 Sep 21. 2024

책은 구조화된 결정체다.

7-1. 논문에서 책으로 출간하기 ▶ 책은 구조화된 결정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제 안에 강력한 발동 체가 가슴에 심겨 있다. 좋은 글을 보고 감정에 사로잡혀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거나 눈을 감고 바람 냄새를 맛본다면 뉴런 세포들이 찬란한 빛의 향연에 사로잡혀 춤을 추거나 촉수 사이에 매끄러운 물질이 분출하여 샘솟는 흥분 관계를 경험한다.

서로가 부담 없이 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면 글쓰기 기본 조건을 갖춘 상태다. 원활한 대화를 통해 세상 사는 이야기를 만지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 현상들을 뜯을 수 있다면 세상이 품고 있는 항해에서 텍스트의 기쁨을 건질 수 있다. 

촛농이 용암처럼 계곡 끝을 향해 달리다 종유석에 비친 얼음 폭포를 맞이할 때 누군가 죽음을 선험 한다. 생명이 붙어있다면 왜 그런 사상을 갖게 됐는지 원인을 찾아야 한다. 어둠의 골짜기에서 위험을 피해서 작은 통로를 발견한다. 보물이 통로 중간에 깊게 박혀 있어 원활한 숨통이 터지지 않는다. 돌을 빼내면 숨통이 터져 험난한 경로를 가뿐히 넘길 수 있는데 황금을 품고 끝내 버티는 동맥경화 숨구멍으로부터 외부 활동보다는 침실 활동에 익숙하다.

침대보를 걷어내고 따뜻한 햇살에 각질을 털어낸다. 해가 둥둥 떠 있는 동안 가까운 공원이나 자연이 숨 쉬는 대감댁 마당으로 몸과 마음을 이사한다. 다리에 떨림이 사라지고 허벅지 부근에 간지러움이 돋아날 때 생명의 세포들이 기지개를 켜며 발동의 시간이 쏟아진다.

하늘을 휘젓는 새가 대양을 꽂아 보면 대지는 부스럼 덩이지만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바닥을 꿰뚫어 보면 새로운 영지를 탐험할 기회를 누리게 된다. 개미가 놀고 싸우는 일은 매번 관찰된다. 제 세상이 얼마나 큰 현상 활동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세상살이를 통해 간접 체험을 한다. 가끔 분홍 물질이 넘실거리는 되새김질 세상에 날개를 쉼 없이 젖다 보면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먹거리를 걱정한다. 구들방에 앉아서 세상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단계를 물고 있는 물질이 다른 쓰임보다 경제적 활동이 크다고 말한다.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의 발판으로 쓰임을 다하자. 잘난 체하지 말고 경청하고 소통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글에 감성을 싣는다. 주저리주저리 어떤 글을 쓰고 있는 줄도 모른다. 어디가 끝이고 어디가 시작인지 이야기해 주는 사람도 없고 믿을 수 있는 정체나 과정도 없다. 쉽게 빠져들지 못한다는 것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은 정답이 아니기 때문인데도.

논문을 쓰다 보면 글을 쓰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는데 확장을 통해 책을 출간하여 작가 반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 된다. 석사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생각한 아이디어나 주제를 가지고 선행 연구자들의 과업을 탐구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글을 조합하여 사례와 인용을 통해 새로운 글로 다듬어 연구에서 보여주지 못한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들어 책으로 출간해 본다. 

책 출간은 새로운 도전으로 석사과정에서 과제를 준비하던 중 감성이 전이되는 사실을 여러 출판물을 통해 접하고 논문 주제로 설정한다. 담당 교수와 면담에서 감성이 전이되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논문을 제안한다.

     

[감성전이 현상에 관한 연구]

작은 세포에 기억(감성) 인자가 함유되어 있어 세포에 의해 기억(감성)이 작용하고 수직적 전달 또는 수평적으로 이동되거나 변이 된다. 전달, 이동, 변이 사례를 분석하여 감성이 전이되고 있음을 연구하고자 한다.

폭발이 있으면 외부로 진출이 시작된다. 식물의 씨앗은 외부로 퍼지기 위해 추진력을 가지고 밖으로 분출한다. 빅뱅 이론과 유사한 현상이 지구의 작은 생명체에서도 시작된다. 

‘진화’를 검증된 자료 중심으로 연구의 재료나 소구를 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하거나 논리적 추론으로 이론을 정립하였다면 ‘감성전이’는 감성을 중심에 두고 감각적 논리로 추론하여 전개하고자 한다.

작은 신경계 세포에 기억 인자가 함유되어 있어 감성이 작용하고, 수직 전달, 수평 이동, 복합 변이 과정을 살피고 비교·분석하여 신과 영혼의 존재, 운명의 시간, 죽음 이후의 삶 등을 감성 작용 중심으로 살펴본다. 


국가 중요 시설에 전기가 끊기면 여러 장해가 발생하듯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게 되면 빨리 복구해야지 자칫 늦어지면 수족관에 담긴 활어와 같이 산소 공급 부족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신체는 이런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신체의 일부 기능을 파괴하여 경각심을 심어준다. 

숲길을 산책하며 기지개를 켜고 하품하는데 갑자기 날아든 하루살이가 입속으로 빨려 들어와 목젖에 걸렸다. 고개를 숙인 채 길옆 수풀에 하루살이를 뱉어내려고 억지 기침을 한다. 헛구역질이 두세 번 나와 눈이 벌겋게 된 상태였다. 그때 오솔길을 지나가던 개와 눈이 마주쳤다. 개가 멈춰 서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쳐다본다. 개가 꾼 꿈인지 개의 감정을 온전하게 느꼈다.     

감성 전이는 크게 수직적 전이와 수평적 전이로 구분한다. 수직적 전이는 세대 간의 전달이며 수평적 전이는 직접적 이동에 의한 전이로 설명한다.

수직적 전이를 이해하려면 유전적 전이를 살펴봐야 한다. 동식물은 유전 전이로 인해 여러 가지 생리적 유사성이 발현된다. 형질이 유전인자에 의해 생리적 전달이 이뤄지듯 감성도 기억 인자에 의해 생리적 전이가 이뤄진다.

수평적 전이는 기억 인자가 존재하는 중요 부위를 물리적 방법으로 타 개체에 이식하여 감성의 물리적 이동으로 이뤄진다. 또한 유전인자에 생리적 돌연변이가 발현하듯 감성 변이도 발생한다. 성장 과정에서 생리적 현상과 물리적 현상이 상호 관계하거나 문화 전이를 통해 복합적 변이가 이뤄진다.

감성 요소를 포함하는 세포는 생리적 인자에 포함되어 있으며 세포의 작은 조각들은 기억 인자가 분포되어 있어 어떤 부위에 많은 기억 인자가 함유되어 있는지는 개체를 조직하는 단위세포의 활동과 응집력에 의해 차이를 나타낸다.

단위세포의 활동이 없는 물질은 감성 전이가 존재하기 어렵다. 돌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결성된 후 작은 물질로 분화되어 생리적 현상은 찾기 어렵다. 단지 큰 덩어리가 부서져 여러 돌멩이로 변하는 물리적 현상만 있을 뿐 감성 전이가 발생하거나 이뤄지기 어려운 존재다.     

“육체가 그릇이면 영혼은 물질이다.” 또는 “육체가 물질이면 영혼은 그릇이다.” 연구 가설을 설정한다. 그릇에 들어 있는 물질을 사용하거나 소모하면 다른 형태로 변이 하거나 결합하여 새로운 존재로 다시 성립된다. 그릇은 오랜 기간 그 형태를 유지하며, 물질은 그 특성에 따라 그릇에 머무르는 형태가 변이 한다.

정신이란 육체의 중요 기관을 연결하거나 관계를 지속시켜 주는 조절인자로써 전기적 신호로 육체를 조절한다. 육체가 그릇이면 내부에는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단위세포가 있고, 세포 내부에는 기억 인자가 존재한다. 세포 내부에 존재하는 기억은 감성 요소로 변환되어 외부로 표출된다. 

세포에서 발생한 감성의 전기적 신호를 조절하여 육체의 중요 기관과 연결하고 관계하면서 감정을 퍼뜨린다. 강한 반응으로 눈에 보이지 않으나 다른 감각으로 느껴지는 감성 아우라도 생긴다. 아우라는 유리컵에 찬물을 넣으면 유리벽에 물방울이 맺히듯 그릇의 형태와 감성의 밀도, 활성도에 따라 형상이 현상된다. 정신의 형상 덩어리가 감성 아우라면 그릇에 맺히는 감성 아우라도 당연히 존재한다.     

본체에서 절단되어 분체가 되면 본체는 불편함과 고통으로 상호 결합을 추구한다. 한 손가락이 당뇨병으로 썩어 고통스럽다. 썩은 손가락을 절단하여 통증을 줄이려다 사고로 손목 부분을 자른다. 썩은 손가락 밀집 세포는 당뇨병으로 시작된 주변 세포 사멸과 고통을 중요 기관인 뇌세포에 송신한다. 사태를 수신한 뇌세포는 신경망을 통해 전기적 신호를 송출하여 썩은 손가락 절단을 공고히 한다.

분리된 손목에 있던 손가락은 자체 고통을 가지며 세포는 사멸 단계에 진입한다. 분리된 손목은 잠시 개체가 되어 고통을 경험한다. 본체는 손목 부위 절단으로 손가락 고통은 사라졌으나 본체와 분리된 손목 끝부분에 또 다른 고통이 시작된다. 고통 부위가 손가락에서 손목 끝부분으로 전이된다.

본체에 분리된 손목을 봉합하고 썩은 손가락을 절단하면 물리적 접합으로 봉합된 손목 부위와 절단된 손가락 부분에 통증이 생긴다. 일정 시간이 지나 본체와 분체가 결합 단계에 도달하면 세포의 사멸은 중단되고 상호 일체성이 완성된다.


사람이 죽으면 슬퍼서 애도하고, 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삶을 주었고, 자식은 떠난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랑을 주고 떠난 사람을 그리며 생각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모든 죽음은 기억을 만들어 낸다. 그 죽음이 일반 시민의 평범한 죽음이든, 사회나 국가를 위해 봉사하다 희생된 공인의 죽음이든 미디어는 정의, 연상, 상징, 수사, 그리고 담론과 같은 언어적 기록을 통해 기억의 흔적을 남긴다.1)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니체(1844~1900)는 사람들은 유대를 형성하거나 강화하기 위해 기억이 필요로 하다고 했다. 기억은 경험과 학습으로 만들어진다. 기억을 주제적 기억과 일화적 기억으로 구분하는데, 주제적 기억은 사회적 사건이나 관행, 그리고 사회적 경험에 바탕을 두고, 일화적 기억은 개인의 일상적 경험에 중점을 두는데, 가족이나 친구처럼 평소에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 간에 형성되는 기억의 한 유형으로 개인의 정서적 결속이나 유대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기능이다.2)

고립된 개인은 어떤 기억도 형성하지 못한다. 개인의 기억은 사회적 상호 작용과 경험 공유를 통해 집단 속에서 형성된다. 사회적 기억은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지니는 개별적 기억들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3)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1859~1941)도 “기억은 사회 속에서 마음이 함께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며, 마음의 작동은 사회적 타협(social arrangement)으로 구조화된다.”라고 설명했다.4)

죽음이 삶의 끝이라고 하지만, 진한 그리움을 남긴 그대는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처음 곁을 떠나는 순간 더 이상 실체를 맞이할 수 없는 공허함에 눈물을 흘릴 것이고, 추억을 남기고 함께하는 순간 그리움에 사무쳐 눈물을 흘릴 것이다.

‘군인의 죽음은 어떻게 기억되는가?’라는 연구에서 나타난 유가족이나 지인이 기억하는 망자의 죽음은 때로는 불편하고, 원망스러우며, 안타까운 정서와 감정이 혼재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죽음을 쉽게 인정하는 대신에 살아있는 자기 내면의 의식을 망자에게 감정이입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망자가 육체적으로 죽었지만, 그렇다고 삶이 완전히 종결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유가족이나 지인들은 망자에 대해 ‘유지 계승을 위한 약속과 다짐’이나 ‘재회(再會)에 대한 바람’ 등을 통해 망자와의 감정적 연대(emotional bonding)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한국인들이 죽음을 영원한 작별로 보지 않고 망자와의 재회(再會)로 이어진다고 보는 문화 관습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들 유가족에게는 사랑하던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대한 감정 극복이 중요하며, 미래에도 정서적 교감과 연대를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5)


[추모공원]

산자는 사자를 추모하려
미안과 죄송으로 점철된 언어를 구사하며
어찌하여 저쩌지 못해 미안하고
저찌하여 어쩌지 못해 미안하고
우린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에 함께 할 뿐
시공간을 잘라 눠 쓰기를 못해
추억은 흔적으로 남아
산자가 사자를 기억하는 방식이라
     
그저 먼저 간 사람을 그리워하며
당연한 그리움을 극대화시켜
감정을 녹인다며
머릿속은 온통 추억으로
정리되지 않은 서랍이 되어
뒤 칸으로 밀려난 자료는
주인을 벗어난 상태에서
추억의 공간을 벗어나
어둠에 별로 피겠지

좋은 감정을 주고 떠나는 순간, 추억에 잠겨 그리움에 사무치고, 나쁜 감정을 주고 떠난 순간, 흔적을 지우려 애쓴다. 대상에 대한 기억은 상대의 향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며, 추모의 깊이도 통계적 차이가 발생한다.


1) Hume, J. (2000). Obituaries in American culture. Jackson: University Press of Mississippi.
2) Assmann, J. & Livingstone, R. (2006). Religion and cultural memory: ten studies. Stanford University Press.
3) Olick, J. K. (1999). Collective memory: The two cultures. Sociological theory, 17(3), 333-348.
4) Bergson, H. (1988). Matter and Memory. 1896. Trans. Nancy Margaret Paul and W. Scott Palmer. New York: Zone Books.
5) 이완수 (2019). 군인의 죽음은 어떻게 기억되어 지는가? : 천안함 수병 46인 추모기사를 통해 본 미디어와 유가족의 기억방식 비교. 커뮤니케이션 이론, 15(4), 80-13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