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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서 이름 찾기

글을 쓰는 건지 모르겠다

by 천년하루

살면서 못해 본 일이 너무 많아 선뜻 나서기가 그렇다

그렇다고 잘하는 일이 있어서 그런 사정도 아니다


부정한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을 가져 보지 못한 뇌에게

이렇다 저렇다 추궁할 입장도 아니다


아는 게 없다고 내놓고 펼치기도 뭐 하고

아는 척 세상을 살아볼 만큼 살았다고 자부할 게지도 아니다


로또는 가끔 사는데 도와주는 입장만 고수하니

저 돈독에 빠진 자들은 내가 한밑천 보태준 게 분명하다


먼지 뒤와 목성 뒤편이 다르다고 할 수 있나

현상으로 어림잡은 완성에 자신할 수 있나

부족함도 알아야 가늠할 수 있는데


모름으로 가득함도 모른다면

있는 대로 뒤에 붙어 있음을 말하지 말아야 하는데


시는 쓰는 게 아니라

그리는 거라는 데

어떻게 그리는 게 좋은 지


아무리 연마해도 늘지 않는 것이 있던데


감성이 메아리치지 않아 그런가

녹록지 않은 과정이야


처음 접할 땐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거라

작은 봉우리로 큰 산을 넘본 거지


이름은 특이해야 눈이 간데

첫 줄은 신의 선물을 놓으래

신 아닌 선행자의 시선을 뺏으려면

단편적인 이미지는 버려

입체적인 투영도를 그려야 해



그러다 보면 모니터에서 이름을 찾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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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