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보고 글을 씁니다 한 달 회고
한 달 동안 따로 또 같이, 함께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매일 아침 배달되는 그림선물로 펼쳐지는 하늘엔 자기만의 토끼구름과 나비구름이 피어올랐다 사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눈으로 그림을 보았지만 그림은 우리가 눈을 감은 다음에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때로는 심장에 손을 얹어 지금 살아 펄떡이는 우리의 이야기를, 때로는 공기 중에 손을 띄워 바람이 들려주는 오래전 이야기를 들었다. 손가락 다섯 개를 활짝 펴면 손가락 사이로 이야기가 드나들었다.
그림의 기법과 재료에 따라 먹물 같았던 날, 찬란한 빛 같았던 날, 퍼즐 조각 같았던 날,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되는 날들이 겹쳤다. 놀라는 날도, 눈물이 나는 날도, 귀여운 웃음이 새어 나오는 날도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의 일상에는 활동하지 않는, 심장 한편에 숨죽여 살고 있는 자신에게 매일 노크하고 눈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의 눈은 놓쳤지만 뇌가 부지런히 기억하고 저장해 둔 많은 장면들이 그림을 통해 재생될 때마다 우리들의 자화상이 세밀하게 완성되어 갔다.
그림을 보고, 글을 쓴다. 매일 얼굴에 붓터치를 하며 '나'라는 그림을 완성해 간다. 그림이 글이 되었다가 다시 그림이 되는 고유한 시간.
작품 <하늘을 바라보며> 콰야
큐레이션 @gonggan.goyoo #공간고유
<고유한 시간-그림을 보고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