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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드아키택트 May 20. 2024

스승의 날 세미나

D+50

스승의 날을 맞이해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고 세미나를 가지기로 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난 해당 교수님 밑에서 석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은 나와 교수님 간의 인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다.


진로를 고민하던 한 학생

난 걱정이 많지만 행동을 잘하지 못하던 학생이었다. 어떻게 먹고살지에 대한 걱정은 했지만,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학부 5학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럼에도 나에겐 다음과 같은 생각은 명료했다. "이 건물이 어떻게 지어지지 생각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나?", "지금 시대가 바뀌었는데 왜 나는 아직도 땅바닥에서 폼보드나 자르고 있지?". 이런 고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적었다. 나는 이런 것들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믿었지만, 학부생 때는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프로그램을 쓰는 게 그렇게 중요하냐는 강사 및 교수님의 태도에 나는 그런 줄만 알았다.


학부연구생을 하며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다

다른 학교는 어떤지 모르겠다. 내가 졸업한 모교는 한번 스튜디오를 놓치면 1년을 쉬던지 아니면 초과학기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매 학년 스튜디오를 들어야 하는데, 한 학년에 들어야 하는 걸 놓치면 언젠간 다시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한번 휴학을 했기 때문에 5학년이 되어서야 2학년 수업을 듣게 되었다. 그중 BIM과 관련된 수업을 하는 교수님 수업을 듣게 되었다. 교수님의 연구분야가 흥미로웠고, 다음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던 터라 학부연구생을 신청해 그렇게 같이 일하게 되었다.

교수님의 문제의식은 나와 비슷했다. 건축의 생산성이 낮아지는 문제를 해결하시고 싶어 했다. 그리고 실제로 프로그래밍도 하실 수 있었기 때문에 몇몇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것을 보여주셨다. 나는 그런 모습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 당시 나는 학부연구생으로 잡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잡무를 인형 눈깔 붙이기처럼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엑셀에 붙는 간단한 VBA였고, 내가 하는 일을 자동화해주는 일이었다. 그렇게 내 여정은 시작되었다. 여담으로 아쉽게도 해당 프로그램은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때 git을 알았더라면...


항상 존경했기 때문에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

학부연구생이 끝나고 취업을 하고, 일본을 가고 부트캠프를 가고 심지어 다른 학교 대학원도 갔다. 하지만 매해 교수님께 인사를 드렸다. 업계에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정말로 존경하는 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나란 사람이 사회성이 좀 부족한 편이라 원만한 대화를 잘 드렸던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걸 보면 그래도 괜찮게는 하지 않았을까 싶다.  


미루고 미루던 세미나

세미나 요청은 예전에도 한번 있었다. 아마 내가 교수님의 행간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모양이다. 한 번은 그냥 흐지부지 잘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느 정도 적극성을 발휘했다. 세미나의 내용은 현재 건축업계에서 가진 문제들을 짚어보고 내가 어떤 문제들을 해결해보려 했는지 이야기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다소 민감한 주제들도 나올 수밖에 없다. 순간 너무나 솔직히 말할 뻔하다가 그래도 최대한 둥글둥글하게 굴리기로 하고 자료를 마무리했다. 나에게도 그리고 듣는 사람에게도 생산적인 세미나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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