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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드아키택트 May 22. 2024

일본에서 근무한 3인 그리고 그 후

D+52

일본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 두 명이 있다. 나까지 포함하면 세 명이 된다. 그들은 각각의 경로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각자의 커리어를 쌓고 있다. 해외 업무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 등등이 있는 독자들에게 오늘의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그럼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해외로 가게 된 이유와 방법

내가 다니던 회사는 외국계였다. 외국계라 함은 외국에 지사가 있으면 외국계가 된다. 그게 컨테이너여도 되고 높은 빌딩이어도 된다. 엣헴. 외국계라는 이름이 달콤하지만 꽤나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이 얘기에서 볼 수 있다. 나는 해외 근무라곤 살면서 크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일본에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당시에 나는 나이도 젊은 편이었고, 회사에 프로젝트도 없어 성장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흔쾌히 일본에 가게 되었다. 


해외를 떠나온 이유와 그 방법

해외라고 하지만 셋다 일본이었다. 그들은 각각의 이유가 있었으나 하나같은 이유가 있었다. 일본살이가 물렸기 때문이다. 물린다는 표현이 맞다. 외롭냐고 하면 외로운 점도 있지만, 일본살이는 갑갑한 게 더 컸다. 행정적인 진행절차도 느렸다. 지금은 한국도 비슷한 거 같지만, 전철을 타면 성냥갑 안의 성냥이 된 것같이 가만히 있어야 했다. 그리고 꽤나 적막했다. 뭐라 표현하기 힘든 섬나라의 우중충한 날씨와 어울리는 그런 느낌이 있다. 그런 시간에 오래 노출되다 보면 자연스레 떠나길 마음먹는다. 

말을 다시 고쳐 일본을 떠나온 방법은 다양하다. 나 같은 경우는 대책 없었다. 이전에도 몇 번 말했듯 유학을 준비하려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집계약을 할 때 딱 1년만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때 상황이 딱 맞물려 국내 모 건설사에서 BIM관련 직군을 찾고 있었다. 헤드헌터를 통해 인터뷰 경험 겸 면접을 봤고 프로세스는 생각보다 잘 흘러갔다. 그래서 합격을 했다. 하지만 그때 업계에 있어야 하나부터 심각히 고민했기 때문에 나는 가지 않았다. 대신 다른 친구에게 해당 자리를 추천했다. 그렇게 한 친구는 일본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 

나머지 한 친구는 어느 정도 경력을 채운 후 일본을 나왔다. 그도 나와 비슷하게 다음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일본에서 돌아왔다. 그래도 열심히 구르면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프로젝트를 했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 웬만한 회사들은 갈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본인이 원하는 곳을 골라서 갈 때까지 기다렸다고도 볼 수 있다.

삼인의 이야기를 다시 적어보면 이렇다. 한 명은 대책 없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헤드헌터가 연락이 왔지만 해당 기회를 다른 한 명에게 넘겨줬다. 나머지 한 명은 커리어를 좀 더 쌓은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럼 돌아온 이들은 어떻게 지내게 되었을까.


각자의 경로

나는 꽤나 방황을 했다. 개발도 했다가 대학원도 갔다가 결국엔 업계로 돌아왔다. 이 이야기는 전에도 했으니 나의 이야기는 오늘은 분량을 줄이겠다. 내 포지션을 넘겨받은 친구는 국내에서 커리어를 열심히 쌓았다. 모 건설사를 통해 BIM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가 한국으로 들어온 게 2019년이고, 2023년 더 큰 회사로 이직했다. 

일본에서 커리어를 더 쌓은 친구는 꽤나 잘 되었다. 해당 분야에서 거의 원톱이 되었다. 그가 회사에 다닐 때 좋은 프로젝트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경제규모로 봤을 때 한국보다 일본이 더 크기 때문에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누구 앞에서나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어떤가. 나도 사실 잘 풀렸다. 어디라고 말할 수 없지만 건축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회사로 가게 되었다. 나는 셋 중에 프로그래밍에 좀 더 강세를 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서로 수요가 맞아서 최종 합격까지 이룰 수 있었다. 흔히 말하듯 시기와 운이 좋았다.


셋이 잘 풀릴 수 있었던 이유

인생은 장기적으로 보면 어떨지 모르지만 일단 현재로선 모두가 잘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세명의 공통점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보겠다


1. 기술에 진심이다.

우리는 항상 기술에 진심이었다. 진심이라 하면 어느 정도 나면 어느 때나 기술에 대해서 논했다. 밥 먹는 시간에도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퇴근길에 집에 가면서도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재밌었고, 그런 이야기를 같이 할만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런 서로의 니즈가 맞았기 때문에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2. 욕심이 많다.

우리는 욕심이 많았다. 건축과 기술을 결합한다는 사람이 사실 욕심이 없을 수 없다. 왜냐하면 건축만 하기도 굉장히 바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건설 산업의 전반적인 문제들을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항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지금 각자 회사는 다르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무언가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려는 노력들을 꾸준히 하고 있다. 


3. 아는 척을 하지 않는다.

기술 쪽에 일하면 아는 사람과 아는 척을 하는 사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연차가 많으면서 아는 척을 하는 사람은 최악이고 연차가 적으면서 아는 척을 하는 사람도 그대로 차악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갱생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숱하게 봐왔다. 연차가 많은 사람들은 연차뒤에 숨어 전문가의 탈을 쓰고 연차가 적은 경우엔 제대로 깨지기 전까진 착각 속에 살기 십상이다. 다행히 이 셋은 아는 것은 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 말하길 "병을 받아들이는 것이 병을 치료하는 첫걸음이다"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본인도 발전ㅇ르 할  수 있다.


끝맺으며

오랜만에 해외살이를 했던 외노자들을 다시 만난 후 글을 적었다. 결론을 내자면 해외살이를 해도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여럿 있다. 한국으로 오는 걸 권장하냐고 하면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해외취업을 간다면 한국에서는 없을 좋은 기회들을 많이 섭렵하고 오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을 것이다. 그리고 뭐가 되었든 본인이 노력하는 만큼 언젠가는 꼭 돌아오기 때문에, 열심히 잘 해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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