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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G Jun 24. 2021

봉쇄조치가 끝나고 조금씩 돌아오는 독일에서의 일상

독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시작한지 6개월이 넘어가며 새롭게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람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6월 23일 기준으로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52% 이상이 첫번째 백신 접종을 맞았고, 두번째 백신까지 맞은 사람은 대략 33%가량 된다. 물론, 백신 프로그램을 일찍 시작한 영국의 사례를 봐서 어느정도 예상을 하긴했지만, 이렇게 빠르게 감염률이 떨어지는걸 보니 놀랍다. 이에 따라 독일 대부분의 주에서는 봉쇄조치가 완화되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나 펍의 경우 야외 테라스에 앉을 수 있고 특별한 코로나 테스트가 필요 없다. 물론 아직 실내 수영장이나 피트니스 클럽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테스트가 필요하지만, 다음주가 되면 테스트 없이도 실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는 지난 금요일에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 덥지 않은 여름날에 야외 테라스에 앉아 맥주와 함께 한 주의 시시콜콜한 일들을 얘기하는것. 2년 전만 하더라도 아주 일상적인 풍경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사치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는 매주 금요일마다 친구들과 펍에서 친구들과 자주 시간을 보낼 듯 하다. 독일에서는 이를 Stammtisch라고 부른다. 한국어로 직역하면 "정기 테이블" 정도가 되는데, 보통 퇴근 후 친구, 동료들과 맥주를 마시며 그날 있었던 일을 떠드는걸 의미한다. 이번주의 Stammtisch는 내 아파트에서 갖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여자친구와 주말에 장을 보면서 충분한 맥주와 와인을 준비해놨고,  aperitif 스타일로 안주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내 아파트에서 파티를 했던게 작년 여름이었으니 1년만에 다시 파티를 하는 셈이다.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편리해진 다른 중요한 것은 행정업무이다. 나는 올해 연구소 계약을 갱신하면서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독일의 행정업무가 답답하고 관료주의가 심한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나는 3-4개월 전부터 준비를 했다. 봉쇄조치 때문에 예약 없이는 이민청에 직접 방문할 수 없어저 전화나 이메일로 예약을 해야했지만, 전화는 묵묵부답이거나 끊임없이 통화중이었고 대략 3개월 전에 보낸 이메일은 아직까지 답장이 없다. 비자 만료기간이 다가오며 다급해진 나는 이번달 초에 무작정 이민청에 아침 7시무렵부터 기다렸다. 몰랐지만, 이미 봉쇄조치가 완화되면서 창구 업무를 개방을 해서 오전 8시 30분정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다행히 나는 급한대로 두달간 유효한 임시비자를 발급받았고, 공식 비자 연장을 위한 인터뷰는 다음주로 예정되어 있다. 


내일 오전에는 나도 드디어 첫번째 백신을 맞게 된다. 특별히 급한일이 없기 떄문에 내일은 아마 편하게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논문이나 쓰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매년 독감 접종을 맞았을 때 경험상 나는 보통 당일 저녁쯤에 피곤함을 느끼고 저녁식사 이후 졸음이 쏟아진다. 아마 내일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튼 계획대로라면 9월 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형성되어 완전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는 조금씩 비행기 표를 검색해보기도 하고 바쁘지 않을때 한국에 방문할 계획도 조금씩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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