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열심히 해도 부족할 판에
브런치 작가 되는 방법 같은 게 있는 거 보면,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는 데에는 진입 장벽이 있다.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는 데에 일정한 양식이 있고 그것을 심사해서 작가를 선발한다.
재수 없이 그냥 한 번에 붙은 편이었는데, 그때 내가 신청한 주제는 아마 '제주살이'였던 것 같다. 제주라는 공간으로 이주하여 살아가며 느끼는 것들을 연재할 생각이었다. 허구한 많은 ~~ 살이가 있지만, 나는 정리도 할 겸, 감각을 깨워 유지할 겸, 매체에 정기적으로 글을 연재할 기회를 잡길 바라며, 더더욱 운이 따라준다면 어떤 것으로든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바랐던 것 같다.
경영학을 전공한 나는 마케팅에서 말하는 마켓 포지셔닝, 브랜드 론칭 이런 것의 개념은 알고 있다. 그러나 알믄 뭐 하나 현실에 적용을 못하는 것을.
한 가지를 줄곧 선명하게 밀어붙여야 하는데 브런치에도 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냥 일기 비스무레하게 쓰고 있다.
글 솜씨가 좋은 것도 아니고, 특별히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있지도 않아 이래저래 제대로 글쓰기를 안 하다 그나마 요즘은 최소한 성실하기라도 하자는 생각에 매일매일 뭐라도 쓰려고는 하고 있다.
양(量) 속에 질(質)이 있다고도 하고
양질전환의 법칙(양질 전환의 법칙은 일정한 양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이론헤겔의 철학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자연, 사회, 인간의 삶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된다고 설명된다.)이라는 게 있다는 게 오랫동안 나의 위로이자 변명이었다.
그러나 방향성 없는 나의 이런 방황이 때로는 지친다. 여기에서 나는 묻는다. 과연 나는 어떤 결실을 보고 싶은 걸까, 어떤 결과를 바라기에 때때로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허무한 걸까. 바라는 게 있고 현실에 대한 자각의 간극 때문에 힘든 거라면, 과연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헛된 열심의 예로...... 자판을 열심히 두드렸는데 컴퓨터 화면을 보니, 영어로 되어 있어서 다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타이핑을 해야 하는 경우, 딱 와닿지 않는가. 그래서 가끔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무언지 고개를 들어 점검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시 묻는다.
나는 과연 뭘 하고 싶은 걸까.
신이 내게 주신 콜링이라는 게 있는 걸까.
과연 운명이라는 게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