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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소금 Nov 17. 2024

사는 동안 즐겁게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기에 

'즐겁게 살자'

이건 나의 아버지의 오랜 신조이다. 


지난 인생을 살아오면서 내가 성장하고 자라오는 동안 

나의 아버지는 단 한 번도 부정적으로 말하시거나 

자신감이 없거나 주눅 들어있는 모습을 보이신 적이 없다. 

나의 아버지는 항상 긍정적인 말씀만 해오셨다. 

내가 나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조금 기분이 울적할 때 

아버지는 항상 용기를 주셨다. 

"어차피 잘 될 건데 뭐 하러 걱정해. 인생은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야."

이건 아버지가 늘 하시던 말씀이다. 


그런 아버지를 닮아 나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자랐다. 

물론 나도 때때로 조금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나의 미래가 막막한 순간들이 분명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밝게 웃으며 

"사는 동안 즐겁게!"를 외치는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그림을 그리니 방구석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많다. 

그렇게 혼자서 무언가를 골똘하게 생각하고 그림에 열중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치는 순간들도 분명 오고 

때때로 혼자만의 이 고군분투에 외롭거나 막막한 순간들이 있다. 

그렇지만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게 깊게 생각하다 보면 끝이 없다. 

부정적인 생각은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을 낳을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잖아라고 말한다. 


내가 너무 온전해서 너무 안정되어서 너무 행복해서 너무 순탄해서 너무 따듯한 사람이라서 

가 아니라 

나는 너무 불완전하고 너무 불안하고 너무 슬프고 너무 외롭고 너무 차갑게 얼어붙어도 

일종의 자기 자신을 향한 마법 주문 마냥 

나 자신을 긍정 회로 속으로 속이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느낀 점은 사람들은 타인에게 그렇게 깊이 관심 갖지 않는다. 

있잖아 그렇다고 하더라

누가 그랬데 

이런 이야기들이 더 많이 오가고 

그 사람은 사실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내면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것들에는 별 관심을 갖는 것 같지 않다. 

그래서 그렇게 누군가에게 나를 호소할 이유가 없다. 

그다지 깊은 슬픔을 공유할 이유가 없다. 

나의 슬픔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염만 될 뿐 

새로운 온기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나의 온기는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저 나는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해 

너도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 

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게 정말 행복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행복을 노력하는 것이다. 

즐거움을 노력하는 것이다. 

또 다른 기쁨을 찾는 것을 노력하는 것이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긍정을 나눠주는 걸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점은 사실 행복하고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는 건 

굉장히 강해져야 할 수 있는 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 온전하게 행복을 가꿀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너무 강하고 멋있는 사람인거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른이 된 이후로 

나의 아버지는 내게 너무 멋있는 사람 

너무 강하고 대단한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나의 아버지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의 아버지의 오랜 신조 '즐겁게 살자'는

나의 인생 신조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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