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와 삶의 흐름에 대하여
한 계절이 또 지나간다.
또 이렇게 한 해가 지고 있다.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예전에는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
더 잘 살 수 있을지
내 앞에 놓인 가까운 미래를 바라보며
앞을 향해서 걸어왔다.
물론 여전히 생각의 변화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더 나은 삶을 살고 싶고
더 잘 살아가고 싶다.
다만 그 과정이 끝이 없고 사는 동안
지속된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
나는 어떤 목표하는 바를 이루면
나의 인생이 완성이 될 거라고 믿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궁극적인 완성은 그 삶을 지속하는 모든 인생
전반, 후반전을 통틀어
그 과정 속에 있다는 걸 느낀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변화의 흐름에 따라야 할까?
흐름의 끝이 아닌 흐르는 과정 속에서
내 삶이 있다면 나는 어떤 흐름을 따라야 하는지
어디쯤에서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지
여전히 아무것도 알 수 없는데
누구도 알려줄 수 없다는 사실만이
헛헛한 기분을 가져다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미로 속에 놓여 있다.
구원해 줄 누군가를 찾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어디쯤 놓여 있다고
말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사실 그 마저도 없어서 지난 발자국을 토대로
그저 정처 없이
떠밀려 앞으로 걸어가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