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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틱 Feb 03. 2023

삶이 예민할 때 어쩔티비 저쩔티비!

#둔감력 #예민보스 #예민함의 장점 #생각의 늪 #생각의 엔진

저는 직장 현역 시절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겉으로는 대범하고 태연한 척 행동했지만 속으로는 엄청난 '예민 보스'였습니다. 사소한 실수나 잘못이 있는 날에는 내면의 날을 세우고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민하게 반응했죠. 잠자리에 들 때면 그날 일어났던 민망한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치 매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지며 생각의 늪에 빠지곤 했습니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고 속으로 되뇔수록 생각의 소용돌이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쓸모없는 생각들을 빨아들였습니다. 그렇게 불면의 밤이 계속 이어졌고 저의 면역체계는 점점 무너졌습니다.


이 정도면 잘 살아왔다 싶다가도 문득 잘나가는 친구나 지인들,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 얘기를 듣게 되면 앞선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쓰나미처럼 몰려드는 상대적 박탈감과 경제적 열패감에 지금껏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SNS를 보면 나만 빼고 모두들 잘나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 불리는 민감한 (腸)까지 턱하니 몸속에 자리 잡고 있어 남들처럼 맛집 투어나 좋은 여행지를 찾아가는 것도 여간 번거롭지 않았죠. 예민한 성격 탓에 사소한 외부 자극만 던져줘도 잔잔한 마음의 물결에 파동이 일면서 동심원의 물결이 온몸으로 퍼져나갔습니다.


과거 수렵채집 시대에는 예민함은 생존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감각이었습니다. 사냥을 하러 가는 남성은 초식동물처럼 포식동물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그리고 사냥감을 발견하기 위해 늘 주변을 경계하고 예민하게 반응함으로써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낳은 여성들 또한 모성애의 보호 본능에 따라 아이의 안전에 대한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져 아이의 울음은 물론 작은 기척에도 바로 깨어 적절한 조치를 해줄 수 있었던 것이죠. 수렵채집 시대에 예민함은 생존이란 최적의 환경과 매우 밀접한 감각이었던 겁니다.


물론 이런 예민함은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직장 생활에서 예민함은 상사들의 업무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반응함으로써 그들의 환심을 사게 만들고, 업무적 위험 신호를 신속하게 포착해 사전에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업무적 성과 또한 적지 않죠. 인간관계나 연애에서도 예민함은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관계 초기에 상대방의 감정을 빠르게 포착해 반응함으로써 호감을 증가시키죠.


이렇듯 예민함도 잘만 활용하면 삶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예민한 성격은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고 걱정이나 불안감도 많이 느끼기 때문에 심신적으로는 최악의 성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예민한 사람에게 타인의 정제되지 않은 예리한 말의 파편이 여기저기 날아와 마음을 할퀴면 쉽게 생채기가 납니다. 타인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들을 향하면 촉각을 곤두세우며 예민하게 반응함으로써 스트레스가 쌓이고 불면증이 생겨 면역체계가 쉽게 무너집니다. 유전적으로 전해지는 예민함이란 칼날은 아무리 숫돌에 갈아도 근본적으로 무뎌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죠.


출처 : Pixabay


직장 생활을 하면서 예민한 성격 탓에 힘들어할 때 와타나베 준이치의 《둔감력》이란 책은 저에게 꽤나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실낙원》의 저자이자 정형외과 의사 출신인 와타나베 준이치가 쓴 책이라 더욱 신뢰가 갔었죠. 혹시 저처럼 예민해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나름 성격의 균형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둔감하다는 말은 '감정이나 감각이 무디다'라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만 둔감력은 둔감함을 살짝 줄인, '긍정적으로 넘길 수 있는 강인한 정신'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긍정적 의미의 둔감함을 말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둔감력은 '긴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관계에 실패해 상심을 느꼈을 때 그대로 주저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힘차게 나아가는 그런 강인한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녀의 연예사, 직장과 결혼생활, 몸 관리, 질병 등 모든 삶의 과정에서 둔감력이 강할수록 잘 버티고 오래 살아남습니다. 불같은 상사나 숨 막히는 완벽주의 상사와 더불어 한정된 시간 동안 지내기 위해서는 둔감력은 더욱 필수 덕목입니다. 초년기 직장 생활, 출산과 육아로 부부간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때 조금만 예민해도 예기치 않는 싸움으로 번지고 심지어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둔감력은 여러모로 도움을 줍니다.


둔감력은 신이 주신 재능이라고 할 만큼 타고나야 하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듬고 만들어 나가면 됩니다. 일이나 인간관계에 실패해도 그대로 주저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마음의 힘인 둔감력은 어떻게 보면 나심 탈레브의 《안티프래질》과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충격을 가하면 쉽게 깨어지는' 프래질(frgile)과 달리 안티프래질(anti-fragile)은 '충격을 받을수록 더욱 강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느 여름 저녁, 시원한 바람이 불 때 두 사람이 산책을 갔다가 동시에 모기에게 팔을 물렸습니다. A는 서둘러서 모기를 쫓고 가려워진 피부를 마구 긁었고 피부는 곧바로 빨갛게 부어올랐죠. 그런데도 A는 인상을 찌푸리며 계속 손톱을 세워 긁어댐으로써 결국 피부가 짓물러지고 말았습니다. 반면 B는 가볍게 모기를 날려보내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천연덕스럽게 하던 얘기에 몰두합니다.


어느 날 평범한 회사원 K는 업무상 사소한 실수를 저질렀고, 그날따라 상사도 기분이 안 좋았는지 호되게 꾸짖으며 결재서류를 그 앞에서 내동댕이쳤죠. 분위기는 심각해졌고 주변 동료들도 내심 놀라며 '저 친구 내일 출근 안 할지도 몰라'하고 걱정을 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K는 제시간에 출근을 하면서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인사까지 합니다. 상사도 주변 동료들도 괜히 걱정했다며 아무 일 없는 듯 다시 업무 모드로 들어갑니다.


반면 똑같은 일을 겪은 J는 자리로 돌아가 상사가 자신에게 한 폭언과 무례함을 곱씹으면서 '일류 대학까지 나온 내가 이런 수모를 겪으면서 굳이 다녀야 하나'라면서 분노의 감정을 마구 뿜어냅니다. 창피해서 내일 어떻게 출근할지 고민도 됩니다. 그러고는 퇴근 후 새벽까지 양주잔에 독주를 채워 그 빌어먹을 기억을 섞어 마십니다. 눈을 떠보니 아침 8시, 다른 동료들은 모두 출근한 시간입니다. '에잇 모르겠다. 그냥 하루 재끼지 뭐'라며 무단결근을 합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니 회사에 나가기도 영 머쓱해집니다.


출처 : Pixabay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는 둔감한 J 직원보다 다소 성격이 예민하고 자존감도 있어 보이는 K 직원을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둔하다'라는 말은 업무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B나 K와 같이 다소 둔감한 사람들이 오히려 성격의 기복이 없이 자신의 자리를 꾸준하게 지키는 경우를 자주 목도하게 됩니다. 직장 생활은 장기 마라톤이기 때문에 재능도 있어야 하겠지만 그보다 지구력인 '둔감력'이 더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둔감력! 이것은 재능인 동시에 재능을 크게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인 것이죠.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관에 피가 잘 흐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혈관은 신경에 의해 컨트롤되고 있죠. 이 신경을 흔히 자율신경이라고 부르는데 크게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뉩니다. 교감신경은 긴장하거나 안절부절못하고 불안감이 높으면 혈관이 좁아져 혈압을 높입니다. 반면에 부교감신경은 혈관을 넓히고 안정시켜 혈압을 내리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교감신경이 작용하지 않고 부교감신경이 작용하도록 하는 게 혈액 순환의 비결입니다. 즐겁고 많이 웃으면 부교감신경이 작동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게 됩니다.


위는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잦은 출혈과 궤양막이 짓물러져 위궤양이 생기게 됩니다. 이것을 한스 세리에(H. Selye)의 '스트레스 학설'이라고 부릅니다. 만약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 몸의 기관들은 이상이 생기게 되고, 소위 지병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알코올의 경우 평소 마음이 맞지 않는 독한 상사와 술을 마실 때 긴장이나 혐오감이 스트레스가 되어 혈관을 좁히기 때문에 쉽게 취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반면 마음이 맞고 편한 동료와 마실 때는 혈관이 넓어져 빨리 취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좋은 의미의 둔감력은 자율 신경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지 않고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줍니다.




둔감력은 잘 자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흔히 '수면력'이라고 부르죠. 수면력은 모든 건강과 활동의 원천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수면력은 잘 자는 것과 함께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는 두 가지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의학잡지에 따르면 수면 골든 타임은 밤 10시부터 오전 2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간대에 잠을 자야 피로회복 호르몬이 활성화되어 하루의 피로를 회복시켜준다고 합니다.


최소 이 시간대에 1시간 이상 수면이 확보되어야 피로회복 호르몬의 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최소 새벽 1시 이전에는 잠이 들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만약 수면시간이 짧거나 수면의 질이 나쁘면 교감신경이 예민하게 반응해 몸의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인체에서 매우 중요한 피로회복 호르몬의 효과를 보지 못하니 당연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집에서 개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개는 몸이 아플 때 아무것도 먹지 않고 계속 잠만 잡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면 개는 다시 기운을 차리고 음식을 먹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질 좋은 수면만큼 몸을 회복시켜주는 몸의 운영 체계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저처럼 성격이 예민해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책에서는 걱정을 해도 아무 소용 없으니 걱정을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물론 말장난 같습니다. 그다음 '빨리 자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면 '차라지 자지 말자'라고 마음을 바꿔 먹으라고 말합니다. 물론 처음엔 잠이 더 안 올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마음먹고 수차례 반복하면 긴장이 사라지고 몸이 이완되면서 잠들게 된다고 합니다. 잠자리에 들면 곧바로 잠이 드는 수면력은 둔감력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출처 : Pixabay


둔감한 장(腸)을 갖는 것도 둔감력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집단 식중독으로 모두 쓰러지는데 그중에 단 한 사람, 설사조차 하지 않았던 A. 다소의 잡균에도 끄떡없는, 둔감하고 강한 장을 가진 A는 틀림없는 둔감력의 소유자입니다. 위생환경에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고 저항력을 가진 강하고 둔감한 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흔히 우리는 위생환경에 엄청난 신경을 씁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위생환경이 발달할수록 잡균이 멸균되어 우리 몸의 위생상태가 깨끗해지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몸의 저항력이 약해져 사소한 균의 침입에도 순식간에 발병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연애를 할 때도 둔감력은 많은 도움을 줍니다. 연애의 기본은 밀당입니다.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게 되면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온갖 말초적인 생각을 굴리면서 조급증을 느끼게 됩니다. 이와는 달리 여성은 침착하고 차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서두르는 거지는 적게 받는다'라는 말처럼 여자를 사로잡기 위해서 조급함은 절대 금물입니다. 둔감력을 가진 남성의 경우 오히려 여성과의 연애 감정의 속도와 맞춰가기가 훨씬 수월해 여성에게 거절당하는 빈도가 훨씬 낮다고 합니다.


이것저것 잘 먹는 둔감한 미각, 위와 장을 가진 남자들을 보면 여성들이 쉽게 호감을 가집니다. 잘 먹고 상대방이 남긴 음식까지 먹어치운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리고 집안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는 것도 여성의 호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뭔가 자신이 도와줘야겠다는 모성애가 같은 것이 생길 수 있는 것이죠. 반면 너무 깨끗하면 오히려 여성이 부담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지저분한 방에서 문제없이 지낼 뿐 아니라 이런 방을 자랑하듯이 안내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둔감력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여성의 방을 갑자기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소 지저분하더라도 "이 정도면 정말 깨끗하다"라고 칭찬을 해야 합니다. 여성의 입장에서 남성의 이런 너그러움과 여유로운 태도는 오빠같이 푸근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더욱 개방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열 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다'라는 속담처럼 기회를 설령 놓쳤다 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뻔뻔함과 끈기, 도전 정신 또한 둔감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여성에게 다 통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은 이런 남성들의 둔감력에 약해서 마지막에는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거절한다 하더라도 그런 남성에게 호의를 품고 기억을 하게 될 겁니다.


출처 : Pixabay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도 둔감력이 필수입니다. 흔히 기나긴 결혼생활을 회고하거나 노부부가 임종을 앞두고 "당신과 함께여서 좋았다"라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길고 긴 인내를 거쳐 온 결과의 중얼거림입니다. 그 인내 뒤에 숨겨진 멋진 내용이 있음을 사람들은 잊기 쉽습니다. 두 사람이 사는 동안 실질적으로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둔감력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결혼 초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은 치약 튜브나 머리카락, 그리고 청소와 같은 사소한 것들 때문에 서로 다투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동안 성격이나 기호와 취미는 물론, 자라온 환경이나 예의범절 그리고 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부부가 되었기 때문이죠. 물론 다투고 화해를 거듭하면서 균형을 잘 맞추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쪽의 불만이 쌓이거나 누적되어 있다가 어떤 계기를 만나면 마치 가스층이 폭발하듯 갈등도 폭발을 하게 됩니다.


만약 둔감력의 소유자라면 치약 튜브, 머리카락, 청소 등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곰 같은 사람', '지저분한 사람'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지만 어찌 보면 상대방을 고칠 수 없다는 걸 일찍 깨달은 현자의 마음 상태가 되는 것이 바로 둔감력을 갖는 것입니다. 결국 둔감한 사람이 긴 인내의 여정을 잘 여행할 수 있는 것이죠.




둔감력의 소유자라면 암 예방과 치료, 그리고 사회 복귀 후에도 모든 점에서 유리합니다. 둔감력이 뛰어나면 암에 걸려도 그리 겁낼 일이 아닙니다. 아니 그 이전에 암에 걸리 확률조차도 낮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자율신경계은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중요한 신경입니다. 자율신경에 변조가 오면 암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죠. 그런데 자율신경이란 것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는 신경 체계로 혈관, 심장, 위장, 자궁, 방광, 내분비선, 땀샘, 췌장 등 생체의 식물적 기능을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신경입니다.


기능적 측면으로 자율신경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분야를 컨트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마음 상태가 소화나 흡수에 미묘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성격에 예민해 좋지 않은 소식에 기겁을 하거나 긴장을 자주 하게 되면 자율신경인 내장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죠. 위기 상황에도 자율신경이 순조롭게 작용해서 몸도 안정도 되어있는 사람일수록 암에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편식, 비만 등도 걱정이나 고민거리, 안 좋은 기억이나 욕구 불만, 수면 부족 등으로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둔감한 사람은 이런 마음가짐의 변조에 묵묵하게 대응함으로써 자율신경이 순조롭게 작용하도록 돕습니다.


출처 : PIxabay


60대까지 암에 걸리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순수하고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이 많은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둔감한 사람은 암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암 전조가 있는데도 둔감하게 반응하면 그건 곤란합니다. 암 센터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같은 암 환자라도 성격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꼭 낫고야 말겠다는 의욕이 있는 사람일수록 치료율이 높아요"라고 말합니다.


암세포는 어찌 보면 집주인 입장에서 내 몸의 기생충에 지나지 않는 것이죠. 집주인의 영양분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불쌍한 녀석인 겁니다. 집주인이 만약 예민하고 겁이 많다면 자율신경의 기능이 떨어져 암세포에게 먹이를 열심히 공급해 주게 되는 것이죠. "이왕이면 내 집에 왔으니 잘 놀다 가시게"라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대접해 주면 저절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잔뜩 겁을 먹고 "이제 나는 얼마 가지 않아 죽을 거야"라고 생각하면 암세포는 기고만장해서 세력을 넓힐 겁니다.


결과적으로 암에 걸리면 절대 초조해하지 말고 "암이라는 놈은 내가 반드시 처리하고 말 거니깐 조금만 기다려" 이런 식으로 자신감 있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가끔씩은 "그래 이놈과는 친구가 되어 인생을 함께 즐겨보자"라는 마음으로 밝고 긍정적으로 헤쳐가는 것도 암 퇴치에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암에 관한 둔감력. 이것이 암의 진행을 멈추게 하고 재발을 예방해 암을 격퇴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암이 낫고 난 후 사회에 복귀해도 매사 밝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면 자율신경도 잘 작동하고 몸의 저항력과 면역력도 높아져 인체에 생기가 돌게 되니 암 재발률이 현격히 낮아진다고 합니다.




출산이라는 시간은 아이를 낳는 엄마는 물론 태어나는 아이에게도 목숨을 거는 일입니다. 그것을 이겨내고 어떻게 아이를 낳아서 인류를 영속해 갈 것인가? 그래서 창조주가 생각해낸 것은 출산이라는 난사를 젊어질 여성을 더욱 강하고 억세게 만드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둔감력을 준 것이죠. 지방을 많이 축적해 추위를 이겨내도록 하는 것도 극심한 고통인 산고의 아픔을 감내하는 것도, 10개월이란 기간 동안 수 킬로그램이 넘는 태아와 양수를 가진 채로 생활하는 것도 바로 뛰어난 둔감력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육아의 경우 더 많은 둔감력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똥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은 물론 밤중에 울어도 아무 불평 없이 얼어나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도, 아이가 자라면서 온갖 저지레(경상도 방언)를 해도 다 받아주며 정성스럽게 아이를 돌보는 것도 둔감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야 육아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전해주지 않게 되는 것이죠.


샐러리맨들이 매일 출근해야 하는 직장 생활에서도 둔감력은 필수적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갖가지 버릇이나 태도가 신경 쓰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떻게 살든 사람들 각자의 일이긴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갖가지 불쾌감을 억제하고 무시하며 밝고 느긋하게 살아가는 것. 그런 둔감력을 가진 사람이 출세할 수 있고, 롱런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낯선 외부 변화에 잘 대응하고 그 상태에 익숙해져서 협조해 나가는 것, 이러한 능력을 보통 '환경적응능력'이라고 부릅니다. 국제화 시대 어떤 나라, 어떤 환경, 현재의 어떤 음식을 먹어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이러한 능력만큼 훌륭하고 멋진 모습은 없습니다. 이 적응력의 바탕이 바로 둔감력이죠. 좋은 의미의 둔감력은 어떤 환경, 어떤 사람들과도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즐기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둔감력을 키우는 방법은 자신이 가진 예민함을 날을 숫돌에 갈아 무디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려니', '저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생각의 태도에 달려 있는 것이죠.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위험할 때가 바로 자신과 맞지 않는 상사를 만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가져야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내가 너보다는 회사 오래 다닌다', '절이 싫으면 쫌만 버티자. 주지 스님 곧 가신다'라는 마음가짐, 즉 둔감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어쩔TV'란 용어가 있습니다. 배우 신혜선이 쿠팡플레이에서 방영되는 코미디쇼 'SNL 코리아'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단어가 바로 '어쩔TV'입니다. 이 말의 뜻은 "어쩌라고! 가서 TV나 봐"의 줄임말로 최근 10대들이 듣기 싫은 말을 들을 때 대응법으로 써먹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이 말로 공격을 받을 때 대응하는 말이 바로 '저쩔TV'가 있다는 것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누가 내게 말도 안 되는 언어와 태도로 공격할 때 이 말을 효과적으로 써보면 어떨까요? 저도 오늘 짝꿍에게 분위기 보면서 한번 써먹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등짝 스매싱은 못 피할 것 같습니다. ^^


어쩔티비! ↔ 저쩔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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