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영감을 받는 것은 오로지 고독 속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 괴테 -
예전 한 지방 도시에 있는 점포 점장으로 근무할 때입니다. 아침 개점을 하면 항상 매일 아침 인근 동네의 할머니 한 분이 제일 먼저 들어오셔서 고객서비스센터 의자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계신 걸 자주 목격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있어서 오신 줄 알았는데 나중에 직원을 통해 들은 얘기는 "할머니는 오전 내내 자리에 앉으셔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계신다"는 것이었죠. 그렇게 오전 동안 사람 구경이 끝나면 점심을 드시러 집으로 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얼마나 외롭고, 고독하면 여기 와서 사람 구경을 하실까? 생각하니 왠지 모를 짠한 마음이 잦아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할머니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람과 일에 지쳐 외로움과 무기력 상태가 지속된 적이 있었죠. 어느 날 서울 출장 길에 기차 시간이 남아 잠시 역 광장의 한 벤치에 앉아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었습니다. 타인들의 분주하고 바쁜, 한편으로 역동적이고 활기찬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스스로 기력을 되찾아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치인 부정적인 감정이 사람들을 통해 치유가 된 것 같았죠. 그 후로 가끔 기차역에 갈 때면 광장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자신 이외의 모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오히려 외로움의 감정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군중 속의 고독, 아니 외로움이란 말이 그냥 나온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군중 속의 고독은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이 1950년에 출간한 그의 저서 《고독한 군중(Lonely Crowd)》이란 책에 처음 등장한 용어로 대중 속에서 타인들과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내면의 고립감으로 번민하는 사람들의 고립감을 일컫는 말입니다. 연극에서 많은 관중 속에서 둘러싸인 배우가 무대 위에서 연기할 때 홀로 있는 듯한 느낌을 말할 때도 쓰입니다.
집단주의가 어느 나라보다 발달한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군중 속 외로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평소 부지런히 인간관계를 챙기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런 군중 속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죠. 퇴근 후 어떻게든 술자리를 만들어 어울리거나 각종 친목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계속해서 연인을 만들어 연애를 하는 사람들도 어찌 보면 외로움을 떨쳐내려 몸부림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사회에서 외롭다고 느끼는 건 집단 속에서 왕따가 되는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감정일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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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달리 외로움이란 감정은 때론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합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은 매번 상대를 바꿔가며 연애를 하거나 심지어 외로움 때문에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과 서둘러 결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로움이란 감정은 채우려고 해도 채워지지 않는 텅 비어있는 곳간과 같아서 상대가 있어도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로움이란 심리적 허기를 채우려고 발버둥칠수록 외로움의 그릇은 더 키질 뿐이죠. 결국 상대방에게 더 집착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상대방의 감정 소모가 커지게 되고, 서로에게 지쳐 헤어지게 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배우자가 있었도, 친구가 있어도, 심지어 자녀가 있어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타인이나 상황을 탓하며 계속 외로움이라는 허기를 채우려고만 합니다. 사람을 받지 못하고 자라왔기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배려해 주는 감정이 여전히 서툰 경우가 많습니다. 외로움이란 감정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타인과의 관계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부족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자신을 외로움을 치유하지 못한다면 어떤 인생의 선택도 미봉책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터거나 외롭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경계하는 편입니다. 결론적으로 외로움의 감정은 타인에 의해 채워지는 감정이 아닙니다. 외로움이란 감정을 고독이란 감정으로 바꾸고 고독력을 키워갈 때 비로소 대등하고 건건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자신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면의 외로움이란 질병을 근본적으로 이겨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what doesn't kill me make me stronger). - 프리드리히 니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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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고독'은 흔히 혼용되어 쓰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외로움(loneliness)의 사전적 뜻은 '홀로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의미하며, 고독(孤獨, solitude)은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한 감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얼핏 보면 이 두 단어는 엇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감정 상태입니다. 외로움은 관계가 단절되어 느끼는 감정인 반면 고독의 경우 세상과의 단절 때문에 생긴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이나 철학적으로는 보면 더 뚜렷하게 구분이 됩니다. 외로움은 내가 타인을 필요로 함에도 '거절당한 소외'를, 고독은 타인이 나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자발적인 자기 격리'를 의미합니다. 외로움의 감정은 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되는 부정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지속이 되면 우울증이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지만 고독의 경우 자발적 자기 격리를 통해 정신적 성찰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퇴 시기가 점점 빨리지는 현대사회에 있어 은퇴와 더불어 가장 먼저 찾아오는 감정은 바로 외로움이라고 합니다. 회사형 인간으로 살다가 막상 은퇴를 하게 되면 직장이란 든든한 사회적 배경이 사라지고, 자신을 믿고 따르던 직원들, 그리고 직장을 통해 알게 된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단절이 이루어지고, 아무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는 자신의 무능력을 자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제적 문제와 건강 이슈도 겹치면서 더 깊은 외로움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됩니다. 회사에서 높은 직책을 가졌던 사람일수록 이런 단절감과 고립감은 더 커집니다.
게다가 부모들이 생존해 계신다면 부모들의 건강과 죽음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의 감정이마음 속에 자랍니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나 부모들의 장례식장에 찾아가는 일도 빈번해집니다.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죠. 어떤 경우는 그나마 자신이 의지했던 배우자와의 생리사별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심해의 깊은 바닥에 떨어지는 극단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이런 시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고독력(孤獨力, solitude)을 키우는 것입니다.
40년간 122권의 책을 집필한 국민의사 이시형 박사의《위로》라는 책을 보면'홀로 있으려는, 혹은 있을 수 있는 힘과 의지'라는 말로 고독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독력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혼자서도 얼마나 잘 지내는지를 말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독감(孤獨感)이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마이너스적이라면 고독력(孤獨力)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플러스적인 것이죠.
원래 인간은 태어날 때 어머니의 자궁에서 분리되면서부터 혼자가 되어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물론 어릴 때는 부모들에게 양육을 받으면서 자라지만 성인이 되는 순간부터 모든 선택과 의사결정을 혼자 힘으로 내려야 합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혼자서 해야 할 일도 의외로 많습니다. 독서, 사색, 소요와 성찰, 계획, 꿈, 글쓰기 등이 바로 그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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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훈 작가의 《고독의 힘》이란 책에서는 '우리는 고독할 수밖에 없고 또 고독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복잡계의 삶 속에서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 하나 정도 있어야 한다는것이죠. 하루에 한 번씩은 잠시라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는 자신을 멈추게 해서 잠깐 쉬게 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삶의 무게에 지친 누구에게나 자신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것처럼 말이죠.
본인을 화가로 불러달라고 말하는 전 명지대 심리학과 교수인 김정운 화가도 요즘 남자들에게 자신만의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금성인인 여자의 경우 낮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거나 기분이 우울할 때 자기가 믿는 사람을 찾아가 자기 문제를 속시원히 이야기하면 감정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기분이 훨씬 풀립니다. 하지만 화성인인 남자의 경우 기분이 좋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말을 하지 않고, 자기만의 동굴 속에 들어가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때 동굴에는 가장 친한 친구들조차 들여놓지 않습니다. 이때 가만히 내버려 두면 얼마 있다가 동굴에서 나오고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문화가 대세인 요즘에는 남자들에게는 자신만의 공간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유일하게 허락된 공간은 자동차 안입니다. 그래서 운전할 때 주어지는 한정된 공간에서 자신만의 공간의 자유를 만끽하게 되면서 드라이브를 즐기는 남성들이 많아진 것이죠. 외국에는 주택을 지으면 '남성들을 위한 동굴'인 맨즈 케이브(man's cave)를 별채로 짓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남자들을 칵테일 바를 만들고, TV와 소파, 당구대를 설치해 친구들과 함께 노는 시간을 즐깁니다. 하지만 때로 그곳은 고독과 사색의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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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모든 철학자, 사상가, 예술가, 작가, 정치인들은 모두 홀로 있는 시간, 즉 고독의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들은 한겨울 눈 덮인 황량한 겨울의 풍경과 같은 고독 속에서 내면의 자신과 직면하고, 또 그런 과정을 통해 달콤한 예술 작품들을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절규>란 유명한 예술작품을 그린 뭉크도 다섯 살 때 어머니의 사망, 열세 살 때 누이 소피에의 요절, 20대 파리 유학 시절 아버지의 사망,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잦은 병치레로 인한 죽음에 대한 공포, 죽음, 외로움과 고독이 그의 그림의 주요 모티브였다고 합니다. 물론 빈센트 반 고흐도 평생 동안 외로움과 고독, 정신병에 시달리면서 많은 위대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죠.
실존주의 철학자 니체 또한 평생 갖은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읽는 일, 쓰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육체적 고통과 고독감이 수반되었죠. 하지만 니체는 극강의 고통이 수반되는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하고, 심지어 사랑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자기의 삶에서 가장 큰 기쁨이 병 속에서 시달리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고독의 시간을 통해 유명한 아모르파티(amor fati) 즉, '운명애(運命愛)'라는 사상이 탄생합니다.
석가모니도 보리수 아래서 홀로 고독하게 수련을 하면서 마침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버텨내고 이기는 시간이 없었다면 절대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고독이 깊어지면 병이 되지만 고독을 잘 견디고 활용하면 위대한 결실을 얻는 것이죠. 그래서예술가들에게는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만약 살다가 고독과 조우하더라도 절대 불안하거나 우울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면의 성장과 발전의 시간이 온 것이죠.고독은 삶을 더욱 숙성되게 만드는 감정 재료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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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치유하고, 성공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삶의 과정입니다. 결국 인생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믿고 내면의 고독을 통해 희망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독력은 은퇴 후 죽음에 이를 때까지 약 26만이란 시간 동안 삶의 각종 파고를 넘어가는 데 필요한 삶의 기술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독력을 키우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고독력은 역설적으로 고독해야 고독하지 않을 수 있고, 고독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죠.
현대병인 스트레스도 고독하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고 합니다. 의미 없는 인간관계, SNS, 인스타그램 등을 끊고 단순하게 정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거라 생각합니다. 고슴도치가 서로의 가시가 닿지 않는 거리를 유지하며 지내듯이 인간관계에서도 반드시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고독은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과 자신을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명상을 하는 것도 고독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중년의 가장 큰 문제는 혼자 놀 줄 모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가 함께 있어야 하고, 함께 놀아야 한다고 착각하며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혼자 놀 때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고독이라는 광활한 자유의 느낌이 익숙지 않아 잠시 외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느 순간 고독을 즐기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게 되면 더 이상 고독이란 감정의 착각에서 벗어나 고독이란 자유의 들판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기대며 살아가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의지하고 기대는 습관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더욱 지치게 만듭니다. 의지하고 집착한다는 건 혼자 설 수 있는 고독의 근육이 없다는 말입니다. 인생은 집착하는 게 아니라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인데 말이죠. 가족들과 행복하다고 해도 일주일에 한 번쯤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좋습니다. 혼자만의 취미, 산책, 식사, 여행, 운동, 사색, 티타임 등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혼자서도 잘 지낼 줄 알아야 더불어 살아도 잘 지내게 되는 법이죠. 고독을 즐기면 외로울 시간이 전혀 없습니다.
고독은 끊임없이 자신을 움직하게 하는 동력이기도 합니다. 고독이 있어서 더 많은 고독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고독을 벗어나기 위해 더 많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죠. 외로워 주저 않기도 했지만 결국 나를 일으켜 세운 것도 바로 고독이었던 것 같습니다. 고독이 있었기에 가족들과의 시간도 더 소중했고, 친구들과의 만남도 더 의미가 생긴 것이죠. 고독은 자신의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드는 활성 에너지인 셈입니다.
진짜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 홀로 등산을 즐긴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등산을 자신만의 속도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음식을 정말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고독한 미식가가 되는 것입니다. 유명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보면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공복을 채울 때, 잠시 동안 그는 제멋대로가 되어,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의식하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는 고고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힐링'이라고 할 것이다."라는 오프닝 멘트가 나옵니다. 온몸의 오감, 아니 육감(six sense)을 통해 온전히 맛에 집중함으로써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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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지어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인생이나 사업의 경우 혼자만의 고독하고 영적인 시간을 가짐으로써 성공의 실마리와 해결책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애도 막부시대의 초대 장군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사람의 일생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홀로 먼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서두르면 안 된다.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다. 마음에 욕망이 생기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무사장구(無事長久)의 근본, 분노는 적이다. 승리만 알고 패배를 모르면 해가 자기 몸에 미친다. 자신을 탓하되, 남을 나무라지 마라.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것보다 낫다. 모름지기 사람이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워지면 떨어지기 마련이다."라는 유훈을 남겼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활동하던 시대! 일본은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처럼 변화와 격동, 끝없는 갈등과 전쟁이 난무하는 세상이었다고 합니다. 인간의 목숨이 파리만도 못하고, 신의를 지키는 것이 곧 뒤통수와 몰락으로 이어지기도 했죠. 인간의 삶이라고 보기에는 참기 어려운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목숨은 경각에 달린 시절, 아무 탈 없이 오래 버티어 내는 '무사장구(無事長久)'는 안정적인 조직 관리의 필수적인 수단이었을 겁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겪는 삶의 어려움은 이 시대에 비하면 웃음거리이고, 한낱 티끌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존재 그 자체는 본래 특별한 것이 없는데 인생을 뭔가 굉장한 것으로 생각해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자만심과 허영심을 버려야 한다"라는 법륜 스님의 말씀이 오늘따라 큰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죽음이란 한정된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쓸데없는 감정 소모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외로움이란 감정은 인간의 삶에서 어쩌면 가장 불필요한 감정이란 생각이 듭니다.
외로움보다는 고독이란 감정을 키워보면 어떨까요? 고독이란 감정의 방어기제를 고독력으로 승화시킬 때 우리의 삶은 더욱 성숙해지고 깨달음의 여정도 단축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더 고독해야 덜 고독해진다"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시형 박사의 《위로》란 책에 나오는 문구로 긴 글을 끝맺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