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울 Jun 17. 2024

프롤로그 - 사람을 만나다 생각하다 돌아보다

가끔씩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불현듯 떠오른다. 대부분은 좋은 인연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인연도 물론 있었고 동시에 아쉬움이 남는 인연들도 많았다. 그리고 여러 의미에서 그들과의 만남은 내 삶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기쁨도, 사랑도, 즐거움도, 그리고 감사와 같은 긍정적인 빛깔들로 채웠다. 물론 슬픔과 고통, 아픔과 칼로 에이는 저릿한 통증과 부끄러움도 그만큼의 비율로 함께 왔다. 그들과의 이야기를 한 번은 써보고 싶었다.


내 삶의 이야기는 꺼내놓기 쉽지 않다. 그래도 할 수는 있다. 왜냐면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비난을 받는 것도 손가락질을 받는 것도 구설수에 오르는 것도 나만 감당하면 되기 때문에 괜찮다. 하지만 다른 이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내 이야기와는 비할 수도 없다. 한 번이 아닌 수많은 망설임을 동반한다. 내가 감히 뭐라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옮긴단 말인가. 물론 익명으로 가겠지만 이 좁은 사회 공간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그 누군가를 특정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부분은 알 수 없으리라는 익명성의 힘을 빌어서 조금만 꺼내보기로 한다. 어차피 나와의 접점은 그들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쓰고 싶은 것은 나에게 삶의 감동, 그리고 '아하의 순간(Aha moment)'을 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가운데 들어있는 일들에는 가끔 나로 하여금 이불킥을 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도 있다. 결론적으로는 이 이야기들을 꺼내면 부끄러운 건 나라는 소리다. 과감하게 브런치 북으로 질러놓고 이제와서 슬쩍 빼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직까지도 나의 치부를 열어 보이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심박수가 빨라지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라는 것을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늘 저혈압과 빈혈로 고생하는 사람이니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