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가송우인(白雲歌送友人)>
초산과 진산에 모두 흰구름이 있듯이
흰구름 어디서나 너를 따르리.
지금 다시 초산으로 들어가면
구름도 널 따라 상수를 건너가리라.
상수가에서 여라 옷을 걸치고 흰구름에 누울 테니
일찌감치 가서 자리를 잡아보게.
楚山秦山皆白雲, 초산진산개백운,
白雲處處長隨君。백운처처장수군.
君今還入楚山裏, 군금환입초산리,
雲亦隨君渡湘水。운역수군도상수.
水上女蘿衣白雲, 수상여라의백운,
早臥早行君早起。조와조행군조기.
* 초산楚山: 예전에 호남지역이 초나라 땅이었어요.
* 진산秦山: 섬서성陝西省 장안長安 일대의 산으로, 진나라의 땅이었어요.
* 상수湘水: 상강湘江의 물을 말해요. 상강은 광서성廣西省에서 시작하여 호남성湖南省을 거쳐 동정호로 흘러드는 장강의 지류예요.
이 시는 당 현종唐玄宗 천보초天寶初 이백이 장안長安에 있을 때 친구 유십육劉十六과 이별하면서 지은 시예요. 유십육은 이백의 친구로, 이름은 알려지지 않고 행렬로 16번째라는 것만 전해져요.
이백은 장안에서 초산楚山으로 돌아가 은둔하려는 친구를 송별하는 마음을 진산과 초산을 이용하여 흰구름과 더불어 송별하는 모습으로 표현하였어요.
어디에 가든 흰구름이 같이 따르니, 진산에서 초산으로 가더라도 진산의 구름이 너를 따라 고상한 품성을 지닌 사람을 좋아하는 상수의 여신을 만나고, 그곳에서도 흰구름 위에 한가로이 누울 수 있으니, 장안을 떠난다고 섭섭해 말고 어서 빨리 갈 길을 가라고 말하고 있어요. 이백 또한 이때쯤 장안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뜻을 펴지 못하고 막막함에 친구와 함께 초산으로 가서 은거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 곳이든 흰 구름이 있으니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고 있어요. 강호에 남거나, 산속으로 은둔하거나, 장안으로 가서 벼슬을 하는 것 등 사람마다 원하는 바가 다르다는 말이지요. 친구의 선택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그가 즐겁기를 바라는 이백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요. 사실 이백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원하기도 했어요.
이백과 맹호연이 서로 응원하듯이 여러분도 친구를 응원해 보세요. 물론 여러분 자신도 응원해야죠.
여라의女蘿衣는 여라로 만든 옷이란 뜻으로, 은자隱者의 의복을 뜻해요. 전국戰國 시기 굴원屈原의 《구가·산귀九歌·山鬼》에 ‘여라의女蘿衣’라는 말이 나와요. 여라의는 산귀山鬼로, 용모가 준수하고 선행을 하는 사람을 좋아했다고 해요. 상수湘水나 여라의는 모두 덕을 쌓는 사람을 성대하게 대우해 주는 것을 말해요.
백운白雲, 즉 흰구름은 예로부터 은자隱者와 연결되어 있어 속되지 않고 맑은 사람, 고결한 사람을 말하기도 해요. 이백은 친구를 배웅할 때 백운가白雲歌를 즐겨 불렀다고 해요.
같은 하늘이라는 의미에서 같은 달을 노래한 《고요한 밤의 그리움靜夜思》이라는 시가 떠오르네요. 멀리 타향에 있어도 같은 하늘, 같은 달을 보고 있다면 마음 또한 가까이 있는 것이지요.
白: 흰 백
雲: 구름 운
歌: 노래 가
送: 보낼 송
友: 벗 우
楚: 회초리 초
山: 뫼 산
秦: 벼 이름 진
皆: 다 개
處: 곳 처
長: 긴 장
隨: 따를 수
君: 임금 군
今: 이제 금
還: 돌아올 환
入: 들 입
裏: 속 리
亦: 또 역
渡: 건널 도
湘: 강 이름 강
水: 물 수
上: 위 상
女: 여자 여
衣: 옷 의
早: 일찍 조
臥: 엎드릴 와
行: 다닐 행
起: 일어날 기
蘿: 소나무겨우살이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