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군동석문송두이보(魯郡東石門送杜二甫)>
술에 취해 헤어진 지 벌써 며칠째인가
연못 누대에 올라 두루 돌아봤지.
언제 또 석문산 앞에서 만나
다시 황금 술잔으로 술을 나눌 수 있을까?
가을 물결은 사수泗水로 흘러들고
울렁이는 바다빛이 조래산을 밝게 비추네.
바람에 날리는 쑥처럼 각자 멀리 헤어지니
우선 손에 든 술잔이나 비워보자!
醉別復幾日, 취별부기일,
登臨遍池臺。등림편지대.
何時石門路, 하시석문로,
重有金樽開? 중유금준개.
秋波落泗水, 추파낙사수,
海色明徂徠。 해색명조래.
飛蓬各自遠, 비봉각자원,
且盡手中杯! 차진수중배.
* 노군동석문魯郡石門: 노동군 동쪽 있는 석문이라는 곳을 말해요 노군은 산동성山東省 곡부현曲阜縣, 지금의 자양현滋養縣에 있고, 석문石門은 산동성 곡부현 동북쪽에 있는 산 이름으로, 사수泗水가에 있는 산이예요. 사수泗水는 산동성 사수현泗水縣에서 시작해 곡부曲阜를 지나 변수와 합쳐서 회수淮水로 흘러가요.
* 조래徂徠: 산동성 태안현泰安縣 서남쪽의 산이예요.
이 시는 천보天寶 4년(745년)에 지었어요. 이 시에서 두이보杜二甫는 두보杜甫를 말해요.
744년 이백은 44세로 장안을 떠나 낙양洛陽에 머물고 있을 때 당시 33세인 두보를 처음 만났어요. 이듬해 늦가을에 석문石文에서 다시 만나고 이별한 것이 마지막 만남이었어요. 11살의 나이 차가 있는 두 시인은 짧지만 굴고. 깊은 우정을 나누었어요.
‘비봉飛蓬’은 바람에 날리는 쑥처럼 정처 없이 떠도는 사람을 말해요. 두 시인 모두 정처 없이 많은 곳을 돌아다녀서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두보는 이백의 뛰어난 재능과 호방한 성격을 좋아하여, 평생토록 그를 그리워하면서 여러 편의 시를 지었어요. 술을 무척 좋아하는 이백을 두고 두보는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서 “술 한 말에 시백편斗酒詩百篇”이라고 말했어요.
아마 두보처럼 이백을 좋아하고 많은 시를 남긴 시인도 드물 거예요. 비록 이백이 두보를 위해 쓴 시는 많지 않지만, 행동으로 두 사람의 우정을 보여준 것 같아요. 실제로 이백이 두보에게 보낸 시가 더 있을 수도 있어요. 문헌 기록에 의하면 이백이 3천 여수의 시를 썼는데, 실제로 지금 전해지는 것이 천 여수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에요.
자, 그럼 여러분도 친구들과 같이 보낸 날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추억들을 떠올려 볼까요?
이백과 두보의 우정은 꽤 유명한 이야기예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두 사람이 네 번 정도밖에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에요.
첫 번째 만남은 744년 여름, 낙양洛陽이에요. 두 사람은 같이 시를 읊고 술을 마시며 즐겁게 지냈어요. 두 번째 만남은 그해 가을로 두보는 이백, 고적高適과 함께 말을 타고 사냥도 하며, 여러 곳을 두루 여행하였어요. 세 번째 만남은 이듬해 여름으로 이백, 두보, 고적 셋이 다시 만나 이옹을 찾아가고, 임치臨淄라는 곳으로 유람 갔어요. 네 번째 만남은 745년 가을로 이백은 두보와 같이 임성任城을 유람하고, 은사隱士를 찾아다녔어요. 은사는 뛰어난 학문과 재주가 있으나 세상을 피해 조용히 사는 사람을 말해요.
魯: 노둔할 노
郡: 고을 군
東: 동녘 동
石: 돌 석
門: 문 문
送: 보낼 송
杜: 막을 두
二: 두 이
甫: 클 보
醉: 술 취할 취
別: 다를 별
復: 돌아올 복
幾: 기미기
日: 날 일
登: 오를 등
臨: 임할 림
遍: 두루 편
池: 연못 지
臺: 돈대 대
何: 어찌 하
時: 때 시
路: 길 로
重: 무거울 중
有: 있을 유
金: 쇠 금
樽: 술통 준
開: 열 개
秋: 가을 수
波: 물결 파
落: 떨어질 낙
泗: 내 이름 사
水: 물 수
海: 바다 해
色: 빛 색
明: 밝을 명
徂: 갈 조
徠: 올 래
飛: 날 비
蓬: 쑥 봉
各: 각각 각
自: 스스로 자
遠: 멀 원
且: 버금 차
盡: 다할 진
手: 손 수
中: 가운데 중
杯: 잔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