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
옛 친구 서쪽의 황학루를 떠나서
꽃 흐드러지게 핀 삼월에 양주로 내려가네.
외로운 돛단배 저 멀리 푸른 하늘로 사라지고
하늘가로 흘러가는 장강만 보이는구나.
故人西辭黃鶴樓, 고인서사황학루,
煙花三月下揚州。연화삼월하양주.
孤帆遠影碧空盡,고범원영벽공진,
惟見長江天際流。유견장강천제류.
* 황학루黃鶴樓: 호북성湖北省 무한시武漢市의 사산蛇山에 있는 유명한 누각으로 ‘천하제일루天下第一樓’라고 불러요. 황학루는 광릉의 서쪽에 있고, 맹호연은 동쪽에 있는 양주로 가는 것이므로 서쪽에서 떠난다고 했어요.
* 맹호연孟浩然 689~740: 도원명陶淵明을 흠모하며, 자연을 사랑하고 전원생활을 즐긴 당나라 시인인데, 가장 유명한 시는 《봄날 새벽春曉》이라는 시예요.
* 광릉廣陵: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양주揚州에 있어요. 이백이 광릉에 머물 때 아주 유명한 고향을 그리는 시 《고요한 밤의 그리움靜夜思》를 썼어요.
이 송별 시는 이백이 친구 맹호연을 배웅하며 쓴 것이에요. 맹호연은 이백이 호북성湖北省 안륙安陸에 갔을 때 사귄 친구인데, 이백보다 열두 살이 더 많아요. 참고로 그때 이백은 27세였어요. 맹호연은 이백의 시를 알아주었고 인정해 주었어요.
730년, 따뜻한 3월, 이백은 과거시험에 낙방하고 고향 광릉으로 가려고 하는 맹호연은 우연히 만났어요. 맹호연이 배 타고 떠나는 날, 이백은 친히 황학루에서 가서 배웅했어요. 친구에 대한 깊은 정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도 담아서 말이죠.
친구와 헤어질 때, 그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본 적이 있나요? 돛단배가 하늘가로 사라져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말이에요. 세밀한 관찰력이 있었기에 ‘하늘가로 사라지는 돛단배’라는 문장을 쓸 수 있었어요. 친구에 대한 감정이 깊지 않고서는 이렇게 할 수 없지요. 이 장면은 상상만 해도 아련하고 정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떤 친구가 있나요? 소꿉친구, 절친, 학교 친구 등 친구도 다양해요.
이백은 안륙에서 10년 동안 머물면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어요. 이백은 나이를 불문하고 친구가 되었다고 해요. 이백을 당 현종에게 천거한 하지장賀知章 659~744은 그보다 마흔 살도 더 위지만 시와 술로 맺어진 친구였어요. 말 그대로 나이를 불문하고 사귀는 친구, 망년지교忘年之交였지요. 하지장은 이백을 ‘하늘에서 귀양 나온 신선’이라는 별명 ‘적선인謫仙人’을 지어 주었어요.
두보 712~770는 이백보다 열 살이 아래지만 서로 떨어져 있으면 그리워했다고 널리 알려져 있어요.
여러분도 친구라는 단어를 폭넓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떤가요? 친구를 맺는 대상을 넓게 잡아봐요. 또래 친구만 생각 말고요.
황학루에 관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전설에 의하면 신씨辛氏 여인이 지금 황학루가 있는 옛터에 술집을 차렸어요. 자안子安이라는 도사道士가 술값도 내지 않고 몇 달 동안 이 술집에서 술을 마셨어요. 도사가 떠날 때 벽에 한 마리의 학을 그려주었는데, 그 학이 춤을 추며 흥을 돋우었다고 해요. 그때로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신씨 여인은 많은 돈을 벌었어요.
10년이 지난 뒤 도사가 다시 와서 피리를 불며 황학을 타고 하늘에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신씨는 그 도사의 은혜를 기념하여 ‘황학루’라는 누각을 만들었다고 해요.
黃: 누를 황
鶴: 학 학
樓: 다락 루
送: 보낼 송
孟: 맏 맹
浩: 클 호
然: 그러할 연
之: 갈 지
廣: 넓을 광
陵: 언덕 릉
故: 예 고人: 사람 인
西: 서녘 서
辭: 말씀 사
煙: 연기 연
花: 꽃 화
三: 석 삼
月: 달 월
下: 아래 하
揚: 날릴 양
州: 고을 주
孤: 외로울 고
帆: 돛 범
遠: 멀 원
影: 그림자 영
碧: 푸를 벽
空: 빌 공
盡: 다할 진
惟: 생각할 유
見: 볼 견
長: 긴 장
江: 큰 내 강
天: 하늘 천
際: 때 제
流: 흐를 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