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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결정권

by 선희 마리아
우리가 항상 이별하는 자세로 살고, 사랑했던 것을 포기하고 놓아주며, 항상 새롭게 시작하고, 다가오는 것과 남아 있는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죽음에 직면한 삶은 더욱 강렬해진다.
“삶의 자기 결정권이란 내가 원하는 대로 늙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심리학자의 책 『나이 든다는 것에 관하여』 중에서.

중앙일보 아침의 문장 , 2024.9.11(수) 28면.


자기 결정권이란 말처럼 매력적인 말이 있을까. 내가 결정한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대로란 뜻에 더 무게가 있을까. 내가 책임진다는 것에 더 무게가 있을까.


저자는 삶에서의 자기 결정권을 내가 원하는 대로 늙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내가 원하는 대로 늙어가기 위해서는 더 많이 포기하고, 더 많이 놓아주며, 항상 새롭게 시작하고, 다가오는 것과 남아있는 것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도 내가 원하는 대로 늙어가고 싶다. 독자적으로, 독립적으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늙어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포기하고, 더 많이 놓아주며, 항상 새롭게 시작하고, 다가오는 것과 남아있는 것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준비를 선택해야 한다.


원하는 것과 그것을 이루는 실현과는 항상 거리가 있다. 그 거리가 멀수록 원하는 것도 멀어지고 그 거리가 가까울수록 원하는 것은 현실이 된다. 날마다의 삶을 이상과 현실을 근접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살아간다면 죽음이 찾아올 때 가볍고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까.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자기 결정권의 실현을 위해 애써야겠다. 더 많이 포기하고, 더 많이 놓아주며, 항상 새롭게 시작하고, 다가오는 것과 남아있는 것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려 할 것이다. 나의 관점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포기하고 놓아주고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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