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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Feb 22. 2024

토끼에게 손가락 물린 아이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마음 아픈 소식을 접했다. 동물원에서 토끼에게 손가락을 물린 15개월 아기의 사연이었다. 기억에서 지우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는, 2021년 10월 20일의 악몽이 떠올랐다.

https://brunch.co.kr/@koreansonlee/21


  구급차가 신속하게 도착한 덕에 응급조치도 잘 받았고 운 좋게도 감염이나 봉합 수술 없이도 상처가 잘 아물어 우리 아이의 몸에는 그날의 흔적이 남지 않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아이에게도, 나와 아내에게도 토끼는 작고 앙증맞은 동물이 아닌 언제든지 심한 상처를 줄 수 있는 무서운 동물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예뻤던 가을날 겪은 공포스러운 경험 이후 내게는 동물과 관련된 체험에 경계심이 생겼다. 친근하고 예쁜 동물들도 언제든지 본능적으로 행동할 수 있음을 몸소 느낀 바,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실내 동물원, 파충류 체험관, 그리고 여러 테마파크 등등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동물들도 마냥 안심하고 바라보면 안 될 것 같다. 특히 부모들은 항상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면 안 된다. 


  남일같지 않은, 토끼에게 물린 15개월 아이의 몸도 마음도 잘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이상 아이들의 아픔이 담긴, 잊혀졌던 우리 아이의 상처를 상기시키는 뉴스는 안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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