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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국제학교에 뚝 떨어진 우리아이

주재원 국제학교, 정말 좋은 기회일까?

by 아미

� 어느 날 갑자기, 국제학교에 뚝 떨어진 우리 아이

국제학교.

요즘은 한국에서도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자녀들이 다니는 비싼 사립학교로 인식되지만,
사실 국제학교의 원래 목적은 외국에 파견 나온 부모들의 자녀들을 위한 교육기관이에요.

영국식, 미국식, 캐나다식, 호주식 등 영어권 커리큘럼을 따르는 학교가 가장 많고,
프랑스, 독일, 인도식 교육과정을 따르는 국제학교도 존재합니다.


저는 두바이에 위치한 영국 커리큘럼 기반 국제학교에서

유일한 한국인 담임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그리고 동시에, 초등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죠.




주재원으로 갑작스럽게 두바이로 오게 된 가족들,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큰 충격일거에요.

그야말로 어느 날 갑자기,
눈빛만 봐도 통하는 내 친구,
만만한 우리동네,
익숙한 우리학교를 떠나

말도 통하지 않는 곳으로 ‘뚝’ 떨어진 우리 아이.
처음 보는 친구들, 처음 듣는 언어,
심지어 선생님도, 화장실 위치도 낯설기만 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 좋은(비싼) 학교를 회사 돈으로 다닐 수 있다니…”
싶으면서도,
아침마다 눈물 흘리며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에
이게 맞는 선택인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하죠.


사실 담임교사인 저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날 교실에 새로 전학 온 아이가
입을 꾹 다문 채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이 아이가 얼마나 외로울지,
어디서부터 적응이 어려운 건지,
배움보다 우선순위가
‘정서적 안정’ 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든요.


하루라도 빨리 영어가 트였으면 하는 부모님들이 종종 묻습니다.

"과외를 시켜야 할까요?"
"원어민 선생님을 붙일까요?"




하지만 저는 늘,
그 어떤 수업보다 먼저 해보셨으면 하는 걸 제안 드립니다.


그건 바로, ‘플레이데이트’ 예요.

또래 친구와 1:1로 함께 노는 시간.
말이 잘 안 통해도 괜찮아요.
아이들끼리는 웃음과 몸짓만으로도 마음을 나눌 줄 압니다.

특히 유치~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언어 수업보다 중요한,
‘사회적 관계를 통한 정서적 안정’ 의 지름길입니다.


엄마표 영어보다,
고가의 온라인 수업보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건

‘친구와 노는 시간’ 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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