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폭발

by 영백

까대기에서의 무거운 작업이 끝난 지 몇 시간 후,

나는 학원 교실 문을 열었다.

몸은 여전히 묵직했고,

머릿속은 문이가 무릎을 부여잡던 장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또 다른 무게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속삭임이 들려왔다.


“엄마가 그 영상 봤대. 뭐라던데…”

“우리 반 애도 학원 그만둔다는 얘기 나왔다던데.”


수업이 끝나고, 원장실로 불려 갔다.

송원장은 얼굴이 굳어 있었다.

책상 위엔 한 장의 서류가 놓여 있었다.

학부모들의 민원서였다.


“선생님, 더 이상은 어렵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차갑게 울렸다.


“학부모님들이 단체로 항의 서명을 해왔습니다.

‘우리 아이를 맡기기 힘들다’는 내용이에요.

저도 선생님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건… 학원 전체의 문제로 번졌습니다.”


순간 숨이 막혔다.

종이에 적힌 글자들이 가시처럼 박혀 들어왔다.


“우리 아이의 선생님은 안정적인 분이어야 합니다.”

“교육은 사명이지, 알바가 아닙니다.”


나는 말을 잃었다.

손가락은 종이 위에서 파르르 떨렸다.

원장이 잠시 눈을 감더니, 조용히 덧붙였다.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저는 압니다.

하지만 신뢰라는 건… 한 번 깨지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어떻게 할지 선택해야 할 겁니다.”


원장실 문을 나와 교무실로 돌아왔을 때,

희쌤이 내 얼굴을 보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작은 종이컵에 커피를 따라 내밀었다.

그 따뜻한 커피가 손끝을 적셨지만, 마음속 얼음은 녹지 않았다.

까대기의 무게는 들어 올리면 끝났는데,

이 무게는 어디에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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