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데 굳이 안 할게요.
배려하기요.
유치원에서 인성교육을 정말 강조한다. 그중에서 배려와 존중은 기본값으로 가지고 간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내보고 느낀 결과는 유치원은 정말 생활지도와 인성교육이 다 한다는 것이다.
실습할 때도 지도교사의 배려를 몸소 느끼고선 유치원에서 일하고 싶다고 느꼈던 것이 가장 크다.
앞에 나간 사람이 문 잡아주기,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 처음 온 사람 안내해 주기는 나에게 신세계로 다가왔다. 무릇 어른들의 세계는 전쟁터 같달까.
일본처럼 자신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인데도 그냥 친절하게 하는 것 말고, 정확한 정보와 설명으로 안내해 주는 것에 아주 큰 감명을 받았었다.
하지만, 막상 이 조직으로 들어와 일을 해보니, 그런 사람들은 외부인에게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을 중의 을이었기에, 귀찮은 일은 모두 밀어주고, 설명도 없이 그냥 맨 땅에 헤딩하듯이 부딪혀가면서 일해야 했다.
그러면서 일을 잘 못하면 바로 그것도 못하냐는 가스라이팅이 들어왔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게 또 그게 그렇지가 않게 된다.
그냥 내가 싫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어디 가나 그런 존재는 있지 않은가. 주는 것 없이 얄미운 사람.
내가 그런 사람이었나 보다.
그럼,
가만히 있어줄게요. 내가 당신을 도울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어찌 보면 당신을 무시하는 것이라 느껴질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