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상자: 떡꼬치와 튀긴 닭꼬치

음식과 추억에 관하여

by 지현


최근에는 떡볶이 가격이 많이 오른 듯합니다. 배달로 시켜 먹으려면 만 원을 넘겨야 하고, 떡볶이 집에서 파는 것도 1인 분에 4500원 정도 하니까요.


어린 시절에 제가 먹던 떡볶이는 아주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음식 중에 하나였습니다. 일반 떡볶이도 팔았지만, 학교 앞 분식집에는 한창 먹을 아이들이 피아노나 태권도 학원에 가기 전이나, 집에 가는 길에 배를 채워줄 만한 컵떡볶이나 떡꼬치를 많이 팔았었습니다.


물가가 올라도, 아직 동네에 있는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가장 커다랗고 튀김도 들어간 컵떡볶이가 천 원 정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죠.


중학교와 초등학교에서 가깝던 제가 가장 좋아하던 그 떡볶이 집은 낡은 외관을 가진 곳이었지만 안에 앉을만한 공간도 있었고, 무엇보다 친절하고 인심 좋은 사장님이 계셨습니다. 나이가 많은 할머니 사장님이셨는데, 항상 아이들에게 웃어 주시는 분이셨어요. 그리고 떡볶이도 언제나 컵에서 넘쳐서 국물이 흘러내릴 만큼 가득 담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일반 컵 떡볶이에도 김말이 튀김을 작게 넣어주셔서 아이들이 행복하고 배 부르게 먹게 해 주셨습니다.


여기에는 떡꼬치도 있었는데, 그 당시에 그게 얼마나 맛있었던지요. 재료는 똑같은 것 같지만 떡볶이와는 또 다른 맛이 나는 녀석이었습니다. 쫀득한 떡 한 줄이 나무젓가락에 끼워져서는 살짝 튀겨진 것인지 겉에는 은근 바삭하고 안은 촉촉했습니다. 바깥에 묻힌 소스도 그 맛이 조금 달라서 일반 떡볶이보다 조금 더 가볍고 달달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내내 피아노 학원에 다녔었는데, 학원에 가기 전 배고플 때 인심 좋고 친절한 사장님에게 컵떡볶이나 떡꼬치를 한 개씩 가서 아이들과 즐겁게 떠들고, 그 간식을 나눠먹기도 하면서 학원에 가곤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린아이들도 소중한 손님처럼 웃으면서 대해준 사장님의 따뜻한 웃음과 태도가 더욱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준 듯합니다.


또 제가 좋아하던 간식 하나는 튀긴 닭으로 만든 닭꼬치였습니다. 이걸 어떻게 불러야 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일반적인 닭꼬치 닭이 아니라, 하나하나 얇은 고기를 튀겨낸 꼬치였는데 허니머스터드 소스를 뿌려주셨던 것 같습니다. 이 가게는 저희 엄마가 좋아하던 운동 코스인 현충원에 가는 길에 있었는데, 혼자서 운동하러 가기 싫어했던 엄마가 가끔 저희를 먹는 걸로 꾀어내곤 했었습니다. 저희 동생은 육개장 라면을 가장 좋아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 닭꼬치였습니다. 가는 길이나 오는 길에, 길가에 서서 먹고는 했는데 바삭바삭 너무 맛있어서 어렸을 때에도 꼬치 하나를 다 먹었었습니다.


요즈음은 길거리의 노점상도 거의 없고, 저렴한 떡볶이도 없어진 게 조금 아쉽긴 합니다. 아이들의 적은 용돈으로도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과, 길에 서서 행복감을 줄 수 있었던 음식점들 덕분에 가끔 그러한 음식을 볼 때마다 저절로 기뻐지고는 합니다. 지금처럼 먹을 수 있는 간식이 매우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먹었던 음식들은 또 다른 의미와 추억이 되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 시절을 기억할 수 있다는 음식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인 듯합니다.

수, 일 연재
이전 08화일곱 번째 상자: 코디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