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그란 무엇일까?
1. 내용의 충실성
2. 소통의 노력
3. 활동의 신뢰성
과거에는 위 세 가지 기준을 통해 네이버에서 해마다 '공식적으로' 파워블로그를 선정하고, 활동 배지도 수여했다. [파워]라는 자격명에서 오는 권위는 명예로움 그 자체였고 당시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수는 말 그대로 '급등'했다. 한국인들은 참 감투에 약하다.
하지만 2014년 파워블로그 선정을 마지막으로, 네이버는 파워블로그 선정 제도를 폐지했다. (그전에 이미 선정됐던 블로그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영광스러운 파블 배지를 달고 있다. 부러워...!)
넓고 깊은 서비스 안에서 소수의 블로그를 가려내어 선정한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는 일인 것일까?
지금의 파워블로그 제도가 본래의 취지대로 블로그 정신을 실천하는 분들의 명예로움을 충분히 대변하고 있는 것일까?
네이버 블로그팀 공식 입장에는 이러한 의문들 끝에 해당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파워블로거지' 들의 갑질 사건 등등 각종 이슈가 많았던 건 당시 뜨거운 감자였다. 그리고 그 후, 네이버 [인플루언서, 엑스퍼트, 이달의 블로그 제도]가 출시됐다. 간단히 말하자면 각 제도별로 자격 요건 등이 조금 더 세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조회수가 높으면 어느 정도 선정이 보장되었던 파워블로그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아무리 조회수가 높아도 인플루언서나 엑스퍼트는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달의 블로그 또한 '사용자 추천수'가 가장 중요한 지표이므로, 단순히 조회수로만 선정되지 않는다.
그럼 단순히 조회수가 높은 것은 이제 아무 의미가 없느냐? 그렇지 않다. 협찬/체험단에 잘 선정되기 위해서는 누가 뭐라 해도 1순위로 중요한 것은 조회수다. [상위 노출]과 [블로그 분위기]라는 항목들도 분명 선정 요인이지만, 조회수를 뒤엎을만한 요소는 아니다. 그것들은 차순위로 중요한 항목이다.
거기에 애드포스트 광고 수익 또한 '조회수+체류시간'으로 상당 부분 결정된다.
이 말인즉슨, 본인이 블로그를 키우기로 결심했다면 본인만의 목표 설정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남들의 눈이 뭐가 중요해?
본인이 원하는 길을 가세요~
이와 같은 양산형 자기 계발서식 위로를 하려는 게 아니다. 본인이 진심으로 '블로그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을 명확히 알아야 콘텐츠의 방향성을 잘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딴 건 몰라도 이는 반드시 한 번쯤 짚고 넘어가길 바란다. 운영 중간에 마음이 바뀌어 언제든 블로그 콘셉트를 바꿀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든 본인은 늘 블로그의 방향성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
블로그의 선장은 결국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다.
혹시 블로그 운영 방향성에 대해 감이 잘 안 잡힌다면? 내가 뭘 원하는 상태인지도 잘 모르겠다면?
다음 네 가지 경우 중 본인이 어느 경우에 가장 가까운지 한 번 판단해 보자. 웬만하면 이 네 가지 안에 본인의 케이스가 있을 것이다.
1. 블로그를 통해 [인플루언서/엑스퍼트] 등 명예로운 '자격'을 받아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다.
-> 인플루언서나 엑스퍼트 자격을 취득하면 애드포스트 광고 단가와 배너 크기가 달라진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으로는 1 클릭당 약 10배의 광고비가 책정된다고 한다. 또한 네이버에서 콘텐츠 제작 지원에 있어 각종 서포트를 받을 수 있다. 인기와 유명세를 누리는 건 덤이다. (이건 엑스퍼트보다는 인플루언서만 해당) 아무튼 되고 나면 맨날천날 일반인 신분으로 블로그를 키우는 것보다는 뭔가 다른 차원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을 원한다면 그 과정에서 자잘한 협찬을 자주 받거나 주제에 맞지 않는 글을 쓰는 것은 피하라. 지속적으로 글을 작성할 수 있는 하나의 주제를 빠르게 선정하고, 진득이 파고드는 것이 좋다. 신청자격 목록을 잘 살펴 등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빠르게 등록해서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생각보다 등록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많다. (중등 정교사 자격증, 지식인에서 답변을 많이 했던 것 등) 소통 등 이웃&팬 관리는 중요하지만, 의미 없는 품앗이는 자제하는 것이 낫다.
또한 큰 주제는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좋지만 (IT, 육아, 뷰티, 펫 등), 본인을 나타내는 한 줄 소개는 2가지가 섞인 방식이 좋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 여행하는 치과의사
+) 춤추는 선생님
+) 글 쓰는 전업주부
+) ㅇㅇ하는 □ □
한 가지 역할과 키워드로만 눈에 띄기 참 쉽지 않은 세상이다. 차별성은 필수다. 이 사람이 이런 것도 한다고? 반전매력이 느껴지는 키워드면 더더욱 좋다.
2. 내 블로그는 개인 사업과 연관되어 있다. 개인적 목표보다는 사업 홍보의 기능으로서 운영하고 싶다.
-> 가장 내가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이 적다.
그리고 사실 1번과 겹치는 부분이 꽤 많다. 인플루언서가 된 후 사업을 시작하느냐, 사업을 먼저 시작하고 블로그를 키우느냐 순서의 차이만 있는 경우도 많고... 품앗이를 해도 되네 마네 의견도 분분하다. 아무튼 본인이 이 경우라면 다른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큰 툴에서의 블로그 운영법은 어쨌든 비슷할 것 :)
3. [체험단/협찬]을 많이 받는 것이 목표다. 고정적으로 소비할 내역에서 협찬을 받음으로써 '쓸 돈을 아끼는데' 주력하고 싶다.
-> 나의 경우다.
고정지출인 미용실 비용, 화장품에 쓰는 돈, 그리고 당시 돈 없는 학생이었던 나에게 꽤 큰 지출이었던 각종 뷰티 시술(눈썹문신, 네일아트, 속눈썹 펌 등) 그리고 맛집/카페에 쓸 돈을 아끼고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삼수 후 대학생활을 시작한 여대생은 외모에도 관심이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참 많았다. 하지만 한정된 용돈은 늘 부족한 법.
협찬으로 그런 것도 받을 수 있다고?!
먼저 블로그 하던 친구가 본인 +동반 1인까지 가능하다고 데려가줬던 에스테틱에서 눈이 번쩍 뜨였던 나는, 그날부로 '협찬'이라는 키워드 한 개만 보고 블로그를 운영했다. (이제 그 뒤로는 협찬이 가능한 품목인데 신청을 미리 안 해서 내돈내산 해야 하는 경우에는 돈이 너무 아까워서 절대 못 쓴다ㅠㅋㅋ 이게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다; )
하지만 너무너무 만족하며 지금까지 잘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가 커지면서 협찬 단가와 원고료는 자연스레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3년간 협찬으로 아낀 돈만 어림잡아도 족히 천만 원 이상은 될 것이다. 아무튼 이 경우에 해당된다면 잘 찾아왔다. 지속적으로 연재 내용을 따라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4. 그냥 재미로, 자아실현 목적으로, 편한 일기장처럼 '내가 원하는 글'을 쓰고 싶어요.
-> 존중한다. 본인이 원하는 그 어떤 것을 해도 좋다.
하지만 사실 명백히 '머니 파이프라인'이 존재하는 네이버 블로그를 그런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조금 아깝긴 하다. 정말 개인적인 목적만을 담고 싶다면 언제든 새 계정을 여러 개씩 만들고 지울 수 있는 인스타나, 각종 다이어리 앱이 많이 있지 않는가.
그리고, 이런 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면 절대 블로그를 키울 기대 같은 건 해선 안된다. 내가 쓰고 싶은 일기, 각 잡히지 않은 문장들만으로 쓴 글이 갑자기 유명해지는 건 하상욱 시인처럼 미친 센스가 있지 않고서야 정말 힘든 일이다.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블로그를 통한 수익' or '블로그 협찬'에 대한 욕망이 있다면 이런 루트는 선택하지 않길 바란다.
쉬운 길을 택해서 걸어도 마냥 쉽진 않은 게 인생인데... 굳이?
다 알겠는데, 아무튼 '대충 이 정도면' 파워 블로그라고 부를 수 있는 기준도 궁금해요!
사실 여기까지 읽어도, 여전히 이게 가장 궁금할 수도 있다. 공식적인 파워블로그 제도는 이제 폐지된 거? 고로 개인적인 기준 설정이 중요한 거? 본인만의 방향성/목표 설정해라? 다 알겠다고!
아.무.튼. '소위' 파워블로거라고 부를 만한 기준은 암암리에 있지 않나? 난 그게 궁금해!
맞는 말이다.
말 그대로 '암암리에' 떠도는 기준도 있고, 체험단 플랫폼에서 제시하는 기준도 있고, 3년간 블로그를 운영해 본 내가 나름대로 직접 내려본 기준도 있다.
그 내용은, 해당 연재의 마지막 목차 [결국에 가장 중요한 것]에 풀겠다. 그러니 구독하고, keep g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