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으론 뭐가 좋아?”
“빵 먹는 거”
‘회사 안 가는 날 카페 가는 시간’이 가장 좋다는 C에게 친구는 또 한 번 물었다. 친구는 C의 단순한 대답에 또 한 번 웃었지만 그건 진심이었다. 어려서부터 붙여진 빵순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열심히 빵집을 찾아다녔고, 열심히 먹었다.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C에게 아빠는 ‘커서 빵공장에 취직하라’는 말을 곧잘 하곤 했는데, 어린 C는 진지하게 그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현재 빵과는 전혀 관련 없는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세월이 갈수록 빵을 더 좋아하게 된 C는 오늘 퇴근길에도 빵집을 들렀다.
“어서 오세요”
“먹물치즈식빵 끝났어요?”
“아이고 네, 새로 구운 지 얼마 안 됐는데 금방 다 팔렸어요”
저녁 6시에 구워내도 7시면 다 팔리는 빵들. 어쩔 수 없이 남은 크로와상 빵을 집었는데, 이것 역시 맛이 완벽하다. 이 빵은 맛있어요?라고 물어보면 사장님은 늘 ‘그것도 맛있고,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어요’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말이 틀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C가 좋아하는 먹물치즈식빵은 빵이 촉촉한 건 물론이고 빵 끄트머리까지 치즈가 박혀 있어 마지막 순간까지 풍미를 잃지 않는다. 끄트머리 빵은 다 골라내는 C의 엄마까지 끝까지 칭찬하며 먹는 빵이다.
계산을 하는 아주머니 어깨너머로는 부자로 보이는 두 남자가 묵묵히 빵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어느 시간에 방문하든 늘 비슷한 모습이다. 요령이나 욕심 없이 묵묵히 만들어내는 그 시간들이 결국 맛있는 빵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빵이 왜 좋냐고? 맛있으니까.
그리고? 또 한 번 묻는다면 C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끄트머리까지 맛있는 빵을 먹을 때면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은 것보다 더 큰 충만함이 느껴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