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밍웨이 Apr 05. 2024

주머니에 있던 2만원으로 꽃을 샀다.

꽃 선물은 선물 중 정말 좋은 선물 같다.

꽃은 아무 이유 없이 줄 수 있다.

어제 내가 꽃 선물을 준비한 이유도 정말 아무 이유 없었다.

요즘 집 주변 벚꽃이 너무 이쁘게 폈다. 

아이 학원에 데려다주고 혼자 집에 오는 길 벚꽃길을 쓱 걷는데 낮에 보는 벚꽃과 그 주변 봄 꽃들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문득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아내가 생각이 났다.

내가 일할 때도 출근길에 이런 꽃들은 잠깐이고 이내 당일 일할 것을 생각하면서 가곤 했다.

'내 아내도 마찬가지겠지....'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고 뭔가 봄꽃을 더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념일에 꽃을 챙기는 거보다 그냥 이런 기분이 들었을 때 꽃을 사고 싶었다.

꽃집을 들렀다.

꽃 집에 가격표에 적혀있었다.

'꽃다발 S :35,000원 / 꽃다발 M:55,000원 /꽃다발 L:70~80,000 /꽃다발 XL :100,~150,000원'

지금 당장 돈을 벌지 않는 나에게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어떻게 보면 선물에 이돈 못써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아니었다. 

하지만 꽃선물은 꼭 하고 싶었다. 

사장님께 쓱 물어보았다

"사장님 혹시 꽃다발 S부터만 살 수 있나요?"

사장님께서는 그 밑에 가격으로도 꽃다발을 할 수 있고 가격을 이야기해 주면 꽃다발을 만들어주신다고 했다.

난 그렇게 2만 원짜리 꽃다발을 구매했다.

 너무 이쁜 꽃다발이었다.

물론 요즘 물가가 올라 꽃의 개수가 몇 개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아내가 오는 저녁시간까지 이 이쁜 녀석들이 지쳐 잠들지 않고 이렇게 생기 있게 계속 지속되기를 빌었다.

오는 길에 나란히 서있는 벚꽃들이 너무 이뻐 벚꽃을 배경으로 이 꽃다발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바람 불고 흐린 날이지만 아내에게 꽃을 서프라이즈 선물로 주기 전 나의 기대되는 마음은 햇빛 쨍쨍 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