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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을 못 견디는 사람들

칭찬에 대처하는 방법

by 퍼플슈룹

최근 낯 뜨거운 일을 경험했다. 함께 일하게 된 동료와 인사를 나누는 데 하얗고 긴 손가락이 눈에 띄었다. "손이 참 예쁘시네요."라고 칭찬했는데, 그녀는 정색하며 이렇게 답했다.


"살면서 그런 얘기 처음 들어요"

예상치도 못한 답변에 너무 당황했다.


'진짜 손이 예뻐서 말한 건데, 내가 너무 실례되는 말을 한 건가?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정색할 일이 아니지 않나?'라는 결론에 닿는 순간 어떤 반응도 할 수 없었다. 내 표정을 읽은 그녀는 "아니 그게 아니라요.." 라면서 횡설수설했다. 아차! 싶었던 모양.


"칭찬이 어색하죠?"라고 물었더니,

"네.. 뭐.. 좀... 그래요"


가만 생각하면 나도 그녀와 똑같다. 칭찬을 받았을 때, 어색해서 "아니에요, 아니에요" 격하게 손을 흔들며 자리를 뜬 적이 여러 번이었다. '칭찬받았을 때 이렇게 해!'라고 배운 적도 없고, '늘 겸손해야 한다'라고 배우며 성장했기에 나에게 칭찬은 쥐약이었다. 그런데 아이들도 어른과 똑같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여 성과를 이뤄낸 아이들에게 칭찬했을 때,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칭찬한 사람을 멀뚱멀뚱 쳐다보거나, 어색한 미소를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칭찬한 나도 민망할 정도여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아이들을 불러 모아, 칭찬받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물었다, "쑥스러워요.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어요"


역시나 아이들도 비슷했다.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참 좋은데, 반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지? 그런데 가만 생각하면, 사람들이 내 노력을 알아봐 준다는 뜻이기도 해. 이럴 땐 정중한 태도로 감사합니다 라고 답해도 좋아"


여러 이야기 끝에 사실 어른들도 같은 고민을 한다고 말했더니, 어른들은 다 잘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고민을 하냐며 웅성웅성하는 아이들. 역시 아이들 눈에 어른은 만능이다. 앞으로 행동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한편,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을 더 많이 알려줘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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