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끼리 오셨는데, 이래도 될까요?

부인은 꿈나라로! 남편은 유혹의 세계로~

by 퍼플슈룹

일본 여행객들에게 국내를 소개하는 인바운드 일을 하다 주변의 권유로 아웃바운드로 전환했다. 내국인들과 해외에 나가서 일을 하니 무척 흥미롭고 투어마다 집단이 다르니까 긴장감도 있지만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니 역동성이 좋았다.


일본 여행(쓰루 가이드)은 김포공항 출발부터 돌아올 때까지 온전히 내 몫이지만, 동남아시아는 그 나라에서 현지 가이드가 나오기 때문에 내가 신경을 덜 썼다. 물론 여행객과 가이드 간 소통이 잘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느 무더운 여름, 태국과 파타야 일정이 끝나는 마지막 날 밤이었다. 누군가 내 방을 찾아왔다. 일정이 모두 끝났기에 찾아올 사람이 없었는데..라고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관광객 남자 2명이 방문 앞에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인솔자님,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이렇게 보낼 건가요? 가이드님한테 얘기해서 재미있는 데 가면 안 될까요?"

"재미있는 데라면 어떤 곳을 말씀하시는지요?"

"그걸 내 입으로 말해야 하나. 가이드랑 얘기해 봐요"

"그럼, 몇 명이 이동하실 건가요?"

"확정되면 얘기할게요. 그래도 10명은 될걸?"

"알겠습니다. 가이드와 상의한 후 방으로 전화드릴게요"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감이 왔지만, 부부 15쌍이 온 여행이었기에 설마 하는 마음이었다. 가이드 방으로 직접 찾아가서 문의했더니 피식 웃으며,

"재미있는데 가고 싶다고 해요? 몇 명이 간데요?"

"대략 10명이라는데요"

"그럼 모으세요. 옵션으로 진행합니다"


사랑을 뒤로 하고 그들은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 10명과 함께 우리는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술집. 처음 보는 세상이었다. '태국에 외국 언니들이 왜 많은 걸까?' (상세한 묘사는 접겠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관광객들을 바라보며, 나는 가이드와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부부끼리 왔는데, 호텔에 와이프 놔두고 남자들끼리 이런 곳에 오는 게 말이 되나요?

"인솔자 하신 지 얼마 안 됐죠?

"네"

"앞으로 일 계속하시려면 익숙해지셔야 할 거예요"

"아, 네"


그렇게 짧은 대답을 하고 정신 나간 관광객들을 보며 난 생각했다.


이 일도 오래 못하겠구나.



솔직히 지금도 이해가 안 간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안다. 그렇다고 없는 일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내 눈으로 직접 본 게 얼마며, 들은 얘기가 얼만데.


선배들 말대로 그때 내가 젊어서 이해를 못 했던 걸까? 지천명을 코앞에 둔 지금, 내가 가이드를 하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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