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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례자 현황 Jul 30. 2021

더 지치기 전에 순례길#15. 잠시 걸음을 멈췄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14일 차,  부르고스 0km 연박


부르고스 연박
Burgos




부르고스 대성당 투어

 처음으로 성당에 들어왔다. 스페인 순례길을 걸으며 나오는 작은 성당들은 쎄요를 받기 위해 종종 들렀었다. 하지만 이런 대성당에 들어오긴 처음이다.


 부르고스 대성당의 다른 이름은 [ 산타 마리아 대성당 ]. 찾아보니 1221년에 공사를 시작해 1567년에 완공되었다고? 약 340년 정도가 걸렸다니? 정말 어지간히 혼잡한 시국이었나 보다. 성당 건축하는데 3백여 년이 걸린다니....? 시대상을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고.. 고딕 성당으로 어딜 봐도 고딕스럽구나! 하는 성당이다.

 유네스코 Unesco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하니 지나가는 길에 한 번 들러봄은 어떨까?


 개인 입장료 7유로, 그렇지만!!!! 순례자 여권을 보여주면 4.5유로? 정도 했다.

또 매표소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서비스받을 수 있다. 다만 한국어 해설은 없이 영어 해석이 제공되니 리스닝 테스트한다 생각하고 지참해보시길 :-)


 이번에도 역시 느끼기로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종교적인 지식이 있었다면. 아니 하다못해 오기 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 번 훑어보기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 백 년의 역사를 가진 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걸음을 디디면서 뭐하는 곳인지, 또 부르고스에서 지닌 상징성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보이는 건축물 그대로만 감상하려니 어딘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종교적 지식이 있는 분들은 이런 성당을 둘러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고 느낌을 받게 될까?

나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부분들이겠지만, 나도 그 기분을 조금 느껴보고 싶다. 나는 사진을 좋아하기 때문에 사진전을 가면 그 작가의 취향이 눈에 보인다. 이 사람은 이런 구도를 좋아하는구나, 이 사람은 이런 빛의 색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왠지 그 작가와 가까워지는 듯한 내적 친밀감이 드는데 마찬가지로 이런 성당 안에서도 받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아마 성경 인물과 친밀한 느낌을 받는다던가...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까?


누가 좀 알려주세요!



그래서 찾아봤다. 이 성당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가?

카스티야 왕실의 유해가 보관이 되어있다고 한다.

음....

여전히 어렵구나




부르고스의 밤

 왁자지껄 스페인 순례길, 우리는 부르고스에서의 일박을 즐기고 있다.

어쩌다 보니 각자의 이유로 산티아고 까미노 순례길을 걷고 있다. 스페인 하숙을 4월에 보고 와 저거다! 하는 맘으로 6월에 프랑스 파리로 넘어왔다. 이게 종교적 의미가 있는 길이라고는 방송에서 봤지만, 그 내용보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너무 흥미로웠다. 그래서 오게 되었다.


잠시 쉬려고


우리는 그렇게 쉬는 어느 하루를 맞이하였다. 에어비엔비에서 음식을 해 먹고 가벼운 술 한 잔을 즐기며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초저녁 같아 보이는 밤이 찾아왔다. 조금은 빠른 시곗바늘과는 달리 하늘의 해는 조금 느리게 내려오고 있었다.



어디서 적당한 맥주 몇 캔과 수박을 사 와 밴치에 자리 잡았다. 여유로운 밤공기를 느끼고 싶었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도하고, 오가며 만난 순례자들과 재회하기도 했다. 차분하지만 또 반가움이 가득한 그날의 밤공기였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는 것 만으로 이렇게 여유로워질 수 있다니!!






다음 날


쉬는 날이 쉬는 날이 아닐 수 있다!

하루를 마치고 보니 이렇게나 많이 걸었다. 쉬는 날도 적잖이 걸어 다녔네, 우와... 좀 쉬지... 이러니 맨날 몸이 무겁지! 쉬는 날이 쉬는 게 아니었나 보다. 매일 이렇게 걸어 다녔네ㅋㅋㅋㅋ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홀 ~~ 로~~

눈을 떠보니 아무도 없었다.


전날 에어비엔비에서 친구들과 술 한 잔 하며 밤을 지냈는데, 일어나 보니 어느덧 친구들은 걸음을 시작하러 나갔다. 흐엉, 이런 부지런한 사람들. 그렇게 놀고 밤늦게 자고도, 일찍 일어나 걸음을 시작하러 가다니. 인간이 아닌 걸까? 10시까지 푹 자고 에어비엔비의 문을 닫고 나왔다.


 홀로 남아 도시 구경도 하고 약 절반 정도 걸어온 걸음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꾸준히 걸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론 중간중간 걸음을 멈추고 밀린 일기를 쓰듯 내적인 이야기들을 정리하며 걸어가고 싶었다. 하루 이틀 정도 천천히 걸어가도 괜찭지 않아? 리턴 티켓 없이 여행 떠나오길 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하루 더 머물기 위해서 오늘은 공립 알베르게 앞에 줄을 섰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 도착한다. 이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걸어오면서 이 도시에 도착한 거겠지? 으햠 대단해, 그런데 이 아침부터 도착하면 뭐할까 이 사람들은? 항상 오후에 도착했으니 일찍 도착해서의 일상은 상상이 안되네!





스페인 순례길 _ 부르고스 공립 알베르게

와- 이거 너무 무섭다 2층 침대로 올라왔는데 옆에 난간이 없다!! 이거 자칫 잘못 자다가는 옆으로 떨어질 수 있겠는걸? 후달리지만 일단 짐을 올려놓고 나왔다. 이 사람들의 브런치를 즐겨보러!


 이곳저곳 둘러보다 한 카페에 들어왔다. 보통 보니 가벼운 샌드위치에 라테. 이게 가장 대중적으로 즐기는 듯하다. 우리식 브런치는 조금 헤비 하게 느껴지는 걸까...  간단해 보이는 바게트 슬라이스와 라테 한 잔을 주문하고 야외 패티오에 앉았다.  나도 좀 여유를 느껴보자!



 잠시 앉아있는데... 웬 새 한 마리가 내 테이블로 접근한다. 바게트 빵이라... 맛있어 보이지 않을 텐데??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걸 봤지만 그래 봐야 새가 어디 사람 가까이 오겠어? 하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이 겁도 없는 새 놈! 호다닥 오더니 내 빵 위에 앉아버렸다 ㅠㅠㅠㅠ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저 쪼끄만 새 한 마리가 사람 가까이 온 것도 신기한데.. 내 빵 위에 톡 앉아버리다니.. 스페인 스타일인가 ㅠㅠ 너무 충격적이었다. 잠시 몇 장의 사진을 찍을 시간을 주더니.. 휘리릭 날아가버린다. 빵은 이미 먹을 수 없게 되었으니 조각내 주변의 새들에게 나눠준다... 내 아침....



부르고스 전망을 다 볼 수 있는 Mirador Del Castillo  



부르고스 대성당 뒤편으로 언덕이 하나 있다. 왠지 저 언덕으로 올라가면 성당을 내려다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올라가다 보니, 이정표가 어딘가 하나를 가리킨다. 훗 여기로 가면 뭔가 있군?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계속 올라간다. 이거 너무 쉽잖아?

이 더운 날 언덕을 오르고 계단을 오른다는 사실에 아주 조금 짜증이 날 때쯤 도착했다. 우와- 아니 마을 한가운데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모든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특히 우뚝 솟은 성당이 가운데에 자리 잡아 더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와아아아



부르고스에 머무른다면 바로 이 전망대 Mirador Del Castillo에 와보길 강력 추천합니다!


잠시 걸어와 이곳에서 바라보는 부르고스의 평온한 풍경은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차분히 보여준다. 그곳을 아래로 내려다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든다. 힘들게 걸어온 길들이 위에서 바라보니 참 작고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그런 길을 우리는 낑낑거리며 걸어왔으니...  당장 눈앞에 크게만 보였던 문제들도 결국은 이렇게 작은 하나하나의 사건들이었던 것처럼, 지나온 시간도 앞으로 다가올 일들도


생각보다 작은 일이 될 수 있을 거야!



오늘 걸어온 길을 후에 위에서 바라보며 느낀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며 너무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하지 말자!


스트레스받아봐야, 나만 손해야!

내가 통제 가능한 일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습관을 들이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0

⭐️⭐️⭐️⭐️⭐️ 이쯤 걸으니 알겠지? 우린 모두 다른 속도로 걸어. 누군가의 속도에 신경 쓰지 말고 "나"의 속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9

⭐️⭐️⭐️⭐️⭐️  휴지 챙겨!!!

언제! 어디서! 갑자기 필요할지 모른다. 항상 휴대용 휴지 챙기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8

⭐️⭐️⭐️⭐️⭐️ 기회를 만들어 야간 행군을 강력 추천. 남들과는 다른 시간에 걸어간다는 기분은 조금 더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을 선물해준다. 또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대신 안전제일! 음식 준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7

⭐️⭐️⭐️6,7월 스페인은 정말 미친 듯이 덥고

특히 로스 아르코스 -> 산솔 코스는 자갈길에 그늘 한점 찾기 힘들다. 유의해야 할 코스!! 물 미리 챙기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6

⭐️⭐️⭐️ 반드시 아침 일찍 걷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함도 금물, 남과 비교도 금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5

⭐️⭐️⭐️⭐️⭐️ 장 볼 때 필요한 식재료 단어, 수량을 공부해가자! 식탁의 퀄리티가 올라간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4

⭐️⭐️⭐️ 일과 후 에너지가 된다면 알베르게에서 나와 마을을 둘러보자! 어떤 재밌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설레는 마음으로,, ( 단, 무리하지 말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3

⭐️⭐️⭐️⭐️ 허기보다 당이 문제. 캔디류를 챙겨나가길 추천 (청포도 캔디 강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2

⭐️⭐️⭐️⭐️⭐️ 등산화는 등산을 위하기보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 더 중요하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

⭐️⭐️⭐️⭐️⭐️발에 열이 찬다~ 느껴지면 한 번씩 멈춰서 신발, 양말 다 벗고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발가락 사이에 밴드로 마찰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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