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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례자 현황 Aug 31. 2021

더 지치기 전에 순례길#18. 친구들과 가재요리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17일 차,  프로미스타 ~ 까리온19 km 


프로미스타 ~ 까리온
Fromista ~ Carrion de los Condes




윈도우 바탕화면을 걸으며


메세타 평원의 다른 말은 윈도우 바탕화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말 윈도우 바탕화면같은 곳이 계속 나온다! 거짓말같을 수 있겠지만, 직접 가서 걸어보면 누구나 다 동감할 수 있다. 심지어 한국인 뿐 아니라 외국 친구들에게도 MS의 윈도우 스크린같다고 말하면 다들 동감하는 분위기다. 물론 맥 유저들은 조금 공감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ㅋㅋㅋㅋㅋ

 조금은 낡고 허름한 분위기의 길들이 계속 펼쳐진다. 뭐랄까... 세련되진 않지만 나름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달까?  그 고풍스러운 느낌 덕에 사진찍을 맛이 난다. 물론 하루 종일 보는 풍경이 그렇다면 조금 생략하고 넘어가는 구간도 많지만 말이다. 



친절하게도 포장된 도로 옆에 갓길로 순례자길 (인도이지만)이 마련되어있고 도로 이정표나 순례길 마크가 계속해서 나온다. 이 표지판만 보고 따라 걸어가도 길 잃을 염려는 절대 없으니 걱정 없을 무 ! 

괜찮아요 괜찮아-


 다만 이 길은 자갈길에 가깝다. 즉 발이 무지무지 아플 수 있다는 말. 만약 내가 등산화가 아니라 좀 더 가벼운 신발을 신고 왔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제에 이어서 부쩍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방학을 맞이하여 찾아온 학생들을 피해 조금 서둘러 걷거나 점프해서 넘어온게 아닐까 싶다. 순례길도 정말 시기를 잘 맞춰서 와야지 자칫하다 극 성수기에 왔다가 원치않게 더 걸어 나가야 할지도 :-)



우리의 시골길을 걷는듯한 느낌을 받은 오늘,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시골로 내려간다면 이런 느낌의 마을 풍경들이지 않을까? 슬프게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안계셔서 그런 느낌은 아-주 어릴적 느껴본 뒤론 추억속에만 남아있다. 아마 이또한 왜곡된 기억일지도 모르겠다.  시골이란 단어에 대해 가지고있는 나의 선입견.


 태어나기 전부터 할아버지는 계시지 않았고,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진 시골에 사는 할머니를 뵈러 방학마다 갔었다. 그때의 기억이 내가 가지고 있는 "시골"이란 느낌의 전부다. 명절 때 모두가 모이고, 시골에 내려가 누렁이와 뛰어놀고 이런 추억들이 어쩌면 상상으로 만들어낸 것들일 수 있다. 내게 남은 기억이란것이 거의 없다보니,,, 


 그래서인지 요 며칠 지나는 마을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의 푸근한 인상과 반겨주는 인사가 더 없이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물론 그들에게 나는 손님에 지나지 않겠지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나에겐 이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이 특별한 대상이고 우리 모두를 위해 기다리고 계시던 분들이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반가운 까미노 가족들이다.


19km의 걸음은 이젠 가볍다.


무리 없이 4시간 정도 걸으면 가볍게 도착 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 서유럽폭염주의보가 내렸던 지난주와 달리 조금은 사그러들은 날씨와 익숙해진 순례길로 이정도 걸음은 아무것도 아니란는 듯 걸어왔다. 사람이 이렇게 며칠 새 익숙해지는구나. 마치 나는 매일 걷던 사람 처럼, 이전에 내가 있던 곳이 크게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이곳이 내가 있던 곳이고 이 걸음이 내가 매일 해오던 일과처럼 느껴진다. 신기하게도 너무 적응해버렸다보다.  순례길을 걷고 있는 이 친구들 모두 비슷한 감정을 갖고있을까? 아니면 아직 이 걸음이 불편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까? 


 궁금하다.

다른 이들의 순례길에 대한 감정은 어떠할까? 내 욕심이겠지만 다들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매일 걷는 이 시간에 푹 빠져들고 매일 만나는 친구들과 지나가는 마을의 사람들까지 마치 어제도 봤던듯 친숙함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스페인이라는 이 땅에, 순례길이라는 우리의 걸음에 나는 빠져들었고 이제는 산티아고 대성당이 조금은 멀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걸음이, 이 시간이 조금 더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겨나고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까미노에 스며들었다.



일요일.. 너 조금 미워질것 같아 

오후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까리온 마을에 도착했다.


맙소사, 오늘은 일요일.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고 쉬는 날이다. 안그래도 시에스타에 맞물려 도착하면 할 수 있는게 없어 속상한데, 일요일까지 겹쳐버리면 마을 구경의 재미는 반감되어버린다.  보통 알베르게에 도착해 짐 풀고 씻고나면 마을을 둘러본다. 오후에 어디를 구경하러가볼지, 또 어떤 식당이 괜찮을지, 슈퍼는 어디에 있는지, 사진찍을 만한 곳이 있을지 등 동네 정찰병처럼 한 바퀴 돌아보며 이것저것 파악한다. 이제는 습관처럼 마을 구경을 꼭 나가게 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까리온 마을에서 맞이한 알베르게는 아주 오랜만에 1인용 침대를 쓴다. 

이런곳이 흔하지 않다. 보통 2층침대인데 이렇게 분리된 1층침대(?)는 아주 오랜만! 요 알베르게에 흡족했다. 또한 빨래터와 앞에 공터는 아주 넓직해서 많은 순레자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기 좋다. 

 보통 앞마당이 없거나 공용공간이 좁은 알베르게가 많다. 그래서 이렇게 넓은 공간이 나오면 모여서 수다떨거나, 누구 하나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런 공간이 없다면 대게 숙소에 모여있거나 마을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모임의 장소가 중요하다고 느낀다. 어떤 알베르게를 가냐에 따라 시설도 달라지지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오늘은 일과 후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싶은지, 조용히 쉬고싶은지에 따라 어울리는 알베르게로 향하면 된다.




알베르게 근처에 스파게티집이 있다. 사실 스파게티가 먹고싶었다기보다, 오늘은 이 마을에서 점심, 저녁 두끼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점심엔 나와서 먹기로했다. 음... 대게의 경우 와! 맛있다! 이런 경우는 보기 힘들다. 다만 요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었고, 걷다가 만난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며 헹아웃할 수 있는 기회여서 좋다. 아무래도 순례길을 걷으면서 만낫을 때는 대화를 나누는데 한계 혹은 벽이 있다. 이 사람은 조용한 걸음을 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부엔까미노"외에 다른 사담을 나누기에 눈치가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이렇게 함께 헹아웃 하기로 한 자리라면 조금 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고 본다. 


요 동상이 있는 곳 바로 앞에

저녁에는 이곳으로 스륵 나왔다.

순례길에서 만난 친구 하나가 스페인어학 전공이라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 심지어 두번째 순례길이여서 더욱 대단해보였다. 그 친구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도 들을 겸 와이파이도 잘 되는 바에 나와 요상한 음식을 주문했다.

히에에에에엑....


이것은 가재요리

마치 마라롱샤같은 느낌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편식이 좀 있던터라 조금 먹기 힘들겠다... 싶으면 절대 안먹는 버릇이 있다. 혹 억지로 먹더라도 속을 게워내거나 종일 속이 좋지않다. ㅠㅠ 심리적인 요인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하지만... 나도 이런 편식하는 습관이 싫고 또 나중에 내 자식이 이걸 보고 배우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된다. 그런데 휴 정말 쉽지 않다.

 요 바는 신기하게 바 처럼 운영도 하지만 택시나 다른 도시로가는 버스 티켓을 판매한다. 


그리고 떠나는 길에 만난 기념품 샵

난 바로 저 패치가 너무너무 정말정말 가지고 싶다. 마침 이때는 이 가게가 열지 않아 구매할 수 없었다. 다른 기념품 샵에 가면 또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심코 지나갔지만 그 이후로 어느곳에서도 만날 수 없었다... 그 어느곳에서도 저 패치는 보이지 않았다 ㅠㅠ

 그래서 든 생각인데, 이런것들을 내가 만들어서 판매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

물론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갈망이 과연 사람들에게 얼마나 있을까 싶은 고민도 든다. 나 역시 스페인하숙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야 알았지 그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나도 처음 걸을 때 , 이런 내가 속한 국가의 표식을 달고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순례길은 참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온다. 

불과 10년 전에는 일본 사람들에게 큰 유행이어서 많이들 찾아온다고 했다. 요즘은 한국 사람들과 대만에서 많이들 온다고. 이런 여정도 나라마다 유행이 있는걸까? 아마 메스컴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 주변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순례길에 대해 모르고있다.


이렇게 일기처럼 써 내려간 산티아고 까미노 브런치 일기도, 조회수를 보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있는것 같다. 보통의 유럽 여행, 프랑스여행, 스페인 여행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느낌의 여행이랄까

그렇지만 내가 다녀온 그 어떠한 여행보다 값지고 언제든 다시 한 번 가고싶은 유럽이 되었다.

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순례길은 내가 다녀온 가장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2

⭐️⭐️⭐️친구들과 함께 부를 (국가불문으로) 알만한 노래 하나 준비해가면 어떨까? 물론 스페인에선 BTS가 정말 크게 먹힌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1

⭐️⭐️⭐️⭐️ 카스트로제리즈 , 오리온, 비빔밥. 3가지 키워드만 기억하면 된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0

⭐️⭐️⭐️⭐️⭐️ 이쯤 걸으니 알겠지? 우린 모두 다른 속도로 걸어. 누군가의 속도에 신경 쓰지 말고 "나"의 속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9

⭐️⭐️⭐️⭐️⭐️  휴지 챙겨!!! 

언제! 어디서! 갑자기 필요할지 모른다. 항상 휴대용 휴지 챙기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8

⭐️⭐️⭐️⭐️⭐️ 기회를 만들어 야간 행군을 강력 추천. 남들과는 다른 시간에 걸어간다는 기분은 조금 더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을 선물해준다. 또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대신 안전제일! 음식 준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7

⭐️⭐️⭐️6,7월 스페인은 정말 미친 듯이 덥고 

특히 로스 아르코스 -> 산솔 코스는 자갈길에 그늘 한점 찾기 힘들다. 유의해야 할 코스!! 물 미리 챙기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6

⭐️⭐️⭐️ 반드시 아침 일찍 걷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함도 금물, 남과 비교도 금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5

⭐️⭐️⭐️⭐️⭐️ 장 볼 때 필요한 식재료 단어, 수량을 공부해가자! 식탁의 퀄리티가 올라간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4

⭐️⭐️⭐️ 일과 후 에너지가 된다면 알베르게에서 나와 마을을 둘러보자! 어떤 재밌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설레는 마음으로,, ( 단, 무리하지 말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3

⭐️⭐️⭐️⭐️ 허기보다 당이 문제. 캔디류를 챙겨나가길 추천 (청포도 캔디 강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2

⭐️⭐️⭐️⭐️⭐️ 등산화는 등산을 위하기보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 더 중요하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

⭐️⭐️⭐️⭐️⭐️발에 열이 찬다~ 느껴지면 한 번씩 멈춰서 신발, 양말 다 벗고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발가락 사이에 밴드로 마찰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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