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즐거움은 공존할 수 없다.
나는 어쩌다가 유부녀가 된 것일까?
입으로는 비혼을 외치면서 어쩌면 내 평생의 반려자를 기다려왔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한 말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의지하는 것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큰 행복 중 하나 아니겠는가. 다만 상대가 누가 됐던간에 내 맘에 쏙 드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때문에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나는 슬하?에 아홉마리의 동물이 있었다. 그야말로 평생의 배우자를 만나기에는 다소 치명적인 핸디캡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남자친구를 고를 때에는 느낌으로 동물을 싫어할 것 같은 애들은 무조건 걸렀다. 그리고 사귀는 내내 나는 결혼을 하게 되면 누구누구를 데려가야하고 데려가지 못하는 애들도 돌봐야 하기때문에 친정집 가까이에 살아야 하며 자식은 이미충분히 있으니 애는 낳지 않을것임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마지막에는 그럭저럭 내 희망사항을 기꺼이 감수해 줄 사람을 만난 것 같았지만 그의 부모는 그게 아니었나보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거의 포기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얼굴만 아는 남자가 고양이를 키우고싶은데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할 지 모르겠다면서 나에게 질문을 했다. 그것도 내 연락처를 물어물어 메시지를 보낸것이다. 나는 그것을 당연히 호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그저 궁금한게 많고 질문이 많은 사람이었다. 물론 타인에게 이야기하면 내 생각이 맞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남편은 그때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거라고 정색을 한다. 어쩔 수 없이 진실은 남편의 맘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평소같았으면 이것 저것 따져보고 데이트를 시작했을 터인데, 말이 잘 통하고 내 기준에 외적으로 너무 괜찮아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교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6개월만에 결혼을 하게되었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이상형이라고 주례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주례를 서 주신 내 대학교시절 은사님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 사실을 이야기했고 식장 안 사람들은 뭔지모를 표정을 짓거나 킥킥대거나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유부녀가 되었다. 기르던 아이들 중 나이가 제일 많은 노묘 셋과 털이 제일 많이 빠지는 강아지 한마리를 데리고 신혼집에 들어갔고 우리는 개하나 고양이 셋 사람 둘의 대식구가 되었다.
신혼의 단 꿈은 잠시..
1년쯤 지나자 유부녀로써의 고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