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집은 지금 여기에있다

울타리

by 안전모드

지난 글 이후로,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하나둘 쌓아두었던 루틴이 무너졌고, 그동안 지켜오던 투자 원칙마저 흐트러졌다.
투자는 뇌동매매가 이어지며 심리는 바닥까지 내려갔다.

그래서 나는 멈추기로 했다.
더 버티려 애쓰기보다,
지금 눈앞에 닥친 일들에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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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정리하고, 다스리고, 다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일들이 겹쳤다.
딸의 일, 아이를 둘러싼 관계의 일, 부모님의 건강 문제까지. 그때그때 우선순위를 정해 대응했고,

이제 대부분의 일들은 정리되었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아직 결과를 기다리는 일도 남아 있지만,
더는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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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다시 책을 읽고, 몸을 움직이며 마음을 다스린다.
예전처럼 완벽한 루틴은 아니어도 하루를 바로 세우는 데는 충분하다.


지난 2025년 연말에는 큰딸과 단둘이 베트남 나트랑과 달랏으로 겨울 휴가를 다녀왔다.
지친 마음과 몸을 쉬게 하기 위한 시간이었고, 연차를 소진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바이크를 타고, 숲속의 조용한 숙소에서 새해 소원을 빌며 한 해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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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방학 전이었고 학교 일정이 있어 다음을 기약했다.
그동안 어머니가 함께 지내주셔서 마음을 놓고 다녀올 수 있었다.


큰딸은 원하는 진로를 향해 공부를 이어가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책을 읽으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균형을 잡고 있다.

둘째는 뷰티 시험에서 필기를 통과하고 실기를 준비 중이다.


아이들 모두 각자의 계획과 꿈이 있고, 나는 그 방향을 믿고 조용히 지원하고 있다.

어머니는 겨울 동안 우리 집에서 함께 지내셨다.
주말이면 함께 식사를 하고, 가끔은 소주 한 잔을 나누며 경치 좋은 곳을 돌아다녔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시간 자체가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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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이혼 후 아이들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을 때도 있다.
하지만 곧 마음을 가다듬고, 짧은 명상과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연다.


부모가 된다는 건 아이들에게 모든 답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안정된 울타리가 되어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집은 특정한 공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서로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오늘도 이 하루를 조용히, 그리고 성실하게 살아간다.


20260101_083452.jpg 달랏의 호숫가 숲속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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