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살아내는 일
부모가 된다는 건
아이들에게 완벽한 답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의 집은 특정한 공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서로를 생각하며 감사하며 아끼며 오롯이 살아가고 있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늘 희망으로만 채워지지는 않는다는 것.
예상치 못한 일들이 겹치고,
마음이 바닥까지 내려앉는 날도 있다는 것.
그럼에도 나는 오늘을 살아간다.
내 안에서 조용히 솟아오르려는 것,
남의 기대도 아니고 세상의 기준도 아닌
바로 ‘나의 삶’을 살아보려 한다.
아이의 아빠이기 전에,
누군가의 아들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나를.
그런데 왜
가장 나답게 사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걸까.
아마도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상처받을까 봐,
흔들릴까 봐,
책임을 감당하지 못할까 봐.
완벽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기에 사는 것이라는 걸.
그래서 오늘도
크게 희망적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저 나의 자리에서 나의 삶을 살아내자고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우리의 집은 지금 여기에 있다.
그리고 나의 삶도,
지금 여기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