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어제 1학년이 된 첫째를 기다리며
둘째 아이 손을 잡고 서 있었습니다.
다른 학부모님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내 아이가 오나 안 오나, 기다리며
다닥다닥 붙어 서 있는 가운데
둘째 아이는 가만히 서 있기가 힘들어
다른 사람과 부딪히기 일쑤였어요.
결국 사람이 별로 없는
가장자리로 옮겨가서
바스러진 낙엽과 함께 뒹굴던
솔방울을 차고 놀았습니다.
줄다리기하듯 팽팽하게 붙잡았던 손을 놓고
어느새 솔방울 차기에만 집중하다
신이 난 아이의 표정을 엿보고 있자니
저 또한 영락없는 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잊었던 내면의 아이는
이렇게 고개를 들었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내면의 아이를 깨우니
아이와의 신경전은
온 데 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이를 볼 때마다 떠오르던
잔소리 거리, 조급한 마음,
아이 성적에 대한 갖은 상념
그 자리에
다 괜찮다, 뭐 어때! 하는
대범한 여유가
능글맞게 자리 잡았습니다.
아이가 하자고 이끄는
어떤 쓸데없는 행동도
재미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요.
아무런 목적 없이 하는 이 놀이에
내면의 아이를 부르는
마법 같은 주문이 있는 것만 같았어요.
하교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1학년 아이들은 선생님과 함께
저만치서 걸어 나와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덕분에 50분 동안이나
나도 아이가 되어
둘째 아이랑 놀 수 있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