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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영 May 20. 2022

3. 당신은 잘 정리 된 방인가요?

_나의 삶을 빛나게 하는 빈 공간 만들기

1. 삶을 공간에 비유한다면, 당신은 어떤 공간인가요?  

   큰지, 작은지, 모양은 어떤지, 복잡한지 단순한지 등 떠오르는 대로 묘사해봅니다.


나의 삶은 잘 정리되어 있지 않은 방입니다. 정리하지 않아도 그것대로 괜찮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굳이 정리하지 않습니다. 호기심이 이끄는대로  보이는 것, 들리는 것은 죄다 끌어모으는 잡화상 같은 곳입니다. 어릴 때는 예쁜 조약돌이나 보석처럼 빛나는 장식, 스티커들이 많이 있었고, 항상 나의 주변을 맴도는 팅커벨같은 존재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언제든 나의 속마음을 몰래 꺼낼 수 있는 친구였어요. 학창시절에는 친구네 집에서 빌려온 책들이 책상 아래에 쌓여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언제부턴가 팅커벨은 사라지고 몇명의 친구들이 대신 자리해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와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사회초년생 때는 영화 포스터, 전시회 소책자부터 공연이나 행사 전단지 등 번화가를 걸어다니면 여기저기서 내미는 전단지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오기도 했습니다. 혼자 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방송작가 생활을 했을 때에 내 방의 천장에 한 귀퉁이가 찢어져 있었습니다. 그 사이로 얇은 모양의 달이 늘 얄밉게 저를 보고 있었어요. 힘들때는 텅빈 도로를 걸으며 달을 보고 이야기 했어요. 이렇게 하면되느냐고, 이렇게 살면되느냐고. 누구도 저의 결정을 대신해 줄 사람도, 조언을 해줄 사람도 없었고, 어차피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나의 몫이었기에 항상 내 방의 찢어진 귀퉁이를 보며 끊임없이 나의 삶에 대해 물어봤어요.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지금은 훨씬 공간이 많이 확장되었습니다. 인간관계도 훨씬 폭 넓고 다양해 졌으며, 신경을 써야할 것, 배워야 할 것, 정리해야 할 것들이 늘어났어요. 지금의 나의 삶은 둥근 돔형의 둥지를 중심으로 여러개의 통로와 방이 생겨나 있는 거미줄 모양의 건물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안에서 잡화상은 운영중입니다. 아이들과 언제든지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재활용품과 교구, 그리고 함께 읽을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버리지는 않고 끌어모으기 바쁜 공간입니다.  

 


2. 내가 정리해야 할 것을 3가지 써봅니다.


하고 싶은 일의 우선순위 정하기, 이력을 차곡차곡 쌓아 보기좋게 진열하기,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미리 해야할 일들을 해치워두기. 과거에 끌어모은 것들보다 앞의 일들을 위한 준비가 더 즐거운것 같아요. 

 

3. 오늘 하루, 어느 한 공간을 비우고 정리해봅니다. 어디를 정리했고 무엇을 느꼈는지 나눠주세요.


계절이 지난 옷을 정리해 넣었습니다. 셋째를 임신했고, 출산후에도 최대 24개월간 모유수유를 할 예정이기 때문에 앞으로 2년은 입을 수 없는 옷들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낡은 옷은 미리 버리려고 따로 모아 두었습니다.   


4. 오늘의 감사 : 나의 삶이 이런 공간이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실제로 내가 오래 머무르는 나의 공간과도 비슷합니다. 나만이 꾸며갈 수 있는 공간이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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